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텍 이승우 교수와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협력한다. 이승우 교수와 카이스트가 공동 개발한 고무 형태의 고분자 고체 전해질.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형태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배터리를 말한다. 배터리 용량은 늘리면서 무게, 부피, 화재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아 ‘꿈의 배터리’라고 불린다.
●이온전도도 향상과 안전성 동시 확보
SK이노베이션과 이승우 교수 연구진은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협업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승우 교수는 카이스트(KAIST)와 공동으로 혁신적인 고무 형태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개발해,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지에 지난 13일 논문이 소개된 바 있는 해당 분야의 석학이다.
이승우 교수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의 특징은 기존 고체 전해질의 단점으로 꼽히던 이온전도도를 100배나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고무와 같은 신축성까지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온전도도는 배터리 내부에서 이온이 얼마나 잘 이동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이온전도도가 높아지면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전달 될 수 있다. 이는 곧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고체 전해질 신축성이 뛰어나면,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 나뭇가지처럼 뾰족하게 자라나는 ‘덴드라이트(dendrite)’로부터 전해질이 손상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온전도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고체 전해질을 구현하는 것이 난제로 꼽혀왔던 만큼 이승우 교수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은 혁신적인 연구 성과로 평가 받는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1회 충전 후 주행 가능거리가 현재 500km 가량인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800km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독자적으로 확보해온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이승우 교수의 연구 성과를 더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미국 솔리드파워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함께 개발하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는 노벨상 수상자로 잘 알려진 미 텍사스 대학 존 굿이너프(John Goodenough) 교수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이승우 교수진과 협력해 꿈의 전지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앞당겨,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인류의 편의에 기여할 것” 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