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두산 유희관, 현역 은퇴 선언

입력 2022-01-18 1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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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좌완투수 유희관(36)이 정든 유니폼을 벗는다.

유희관은 18일 두산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장충고~중앙대를 졸업한 그는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했다. 데뷔부터 은퇴까지 줄곧 두산 유니폼만 입었으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지지만, 무섭게 승수를 쌓아가던 모습은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시속 130㎞대 중반의 몸쪽 직구와 120㎞대 초반의 바깥쪽 싱커를 절묘하게 배합해 자신만의 프로 생존법을 만들었다. 그 덕에 ‘느림의 미학’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다.

통산 성적은 281경기(1410이닝)에서 101승69패, 평균자책점(ERA) 4.58이다. 2013년부터 선발로 정착해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신고했고, 두산 좌완투수로는 최초로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르는 금자탑도 세웠다.

유희관. 스포츠동아DB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선발투수이기도 했다. 유희관은 2015년 30경기(189.2이닝)에서 18승5패, ERA 3.94를 찍으며 커리어 하이를 이뤘다. 그해 KS에서 두산은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14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6년에는 30경기(185.2이닝)에서 15승6패, ERA 4.41을 기록하며 두산 선발진 ‘판타스틱4’의 일원으로 KS 2연패에 일조했다. 이후 2020년까지 매 시즌 10승을 챙겼고, 2021년에는 대망의 통산 100승까지 마크했다.

유희관은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우선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작년 시즌 뒤 많은 고민을 했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후배들이 잘 성장해 두산의 미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 비록 마운드는 내려왔지만, 언제나 그라운드 밖에서 두산을 응원하겠다”며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구단주님,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동료들, 모든 팬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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