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러셀. 사진제공 | KOVO
최하위(7위) 삼성화재에 승점 2점 앞선 6위 OK금융그룹도 급하긴 마찬가지. 부상당한 레오가 복귀를 서두른 까닭도 ‘여기서 밀리면 나중에 몸이 완벽해져도 봄 배구에 나갈 기회가 사라진다’고 스스로 판단해서였다. 석진욱 감독 역시 “아프면 말리겠지만 본인이 더 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베테랑 진상헌을 숙소에 남겨두고 온 석 감독은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밝혔다.
삼성화재 러셀. 사진제공 | KOVO
1세트 양 팀의 주포 러셀과 레오가 각각 8점, 9점을 뽑아내며 끝까지 맞섰다. 삼성화재는 24-22에서 레오의 강서브를 리베로 백광현이 잘 버텨내자, 공격효율 64%의 러셀이 오픈공격으로 마무리해 먼저 세트를 따냈다.
1세트 레오의 첫 공격을 차단했던 한상길이 2세트 초반에도 분위기를 이끌었다. 속공과 서브에이스 등 그의 서브타임에서 4연속 득점을 올렸다. 초반 5점차는 끝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5득점의 한상길(공격효율 100%)이 중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내며 삼성화재에 활력을 불러 넣었다.
OK금융그룹은 레오와 세터의 호흡이 계속 조금씩 어긋났다. 3세트 레오가 2차례나 러셀에게 차단당했고, 백어택 라인 침범 범실까지 나오면서 주도권을 넘겨줬다. 한상길의 기세는 3세트에도 멈추지 않았다. 22-20에서 레오의 공격을 러셀이 디그로 잡아낸 뒤 반격까지 성공시키는 순간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결국 삼성화재가 세트스코어 3-0(25-22 25-19 25-21)으로 이겨 10승14패, 승점 29를 기록하며 6위로 올라섰다. 모든 것을 불태운 러셀은 24득점(3블로킹·2서브에이스)에 68%의 엄청난 공격성공률로 동료들에게 행복한 사흘 휴가를 선물했다. 삼성화재는 봄 배구의 희망을 이어간 반면 시즌 12패(11승)째로 승점 28에 머문 OK금융그룹은 다음 경기가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대전 |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