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에도 운동 삼매경…LG 성동현이 바라는 ‘성동현 보여주기’ [SD 인터뷰]

입력 2022-01-20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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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성동현. 사진제공 | LG 트윈스

모든 아마추어 야구선수의 목표는 프로팀 입단이다. 지명순위가 모든 것을 보장하진 않지만, 높은 순위에 자신의 이름이 불릴수록 프로에서 보여줄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객관적으로 아직은 보여준 게 많지 않은 투수. 성동현(23·LG 트윈스)에게 2022년은 그래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성동현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올해 열릴 2023년 신인드래프트부터 1차지명이 폐지됐지만, 지난해까지 1차지명과 1라운더들에게는 ‘전국구 선수’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홍은중~장충고를 졸업한 그도 아마 시절부터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높은 지명순위가 프로에서 성적을 담보하진 않는다. 성동현은 2018년 1군 1경기에 등판해 0.1이닝 소화에 그쳤다. 2019년에도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그해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시작했다. 서울 중구 소재 주민센터 복무. 모든 것이 낯설었다. 은행과 우체국을 오가며 행정업무를 처리하며 야구 바깥의 ‘사회’와 처음 맞닥뜨렸다.

낯선 사회를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야구였다. 성동현은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의 스케줄에 적응하면서도 퇴근 후 LG의 야구를 보는 데 익숙해졌다. 단순히 보는 데 그친 것은 아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성수동 소재 ‘퀄핏’에서 몸을 만들었다. 주 5일 근무임에도 퇴근 후 3~4일은 출근 도장을 찍었을 만큼 성실했다. 퀄핏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개인 트레이너로도 일했던 김병곤 트레이너가 있는 센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성동현은 홍은중 2학년 때부터 인연을 맺었던 김동우 트레이너와 함께하며 팀에 복귀했을 때의 열망을 키웠다.

전역 후 모든 것이 낯설 수밖에 없는 성동현에게 김경태 LG 퓨처스(2군) 팀 투수코치가 손을 뻗었다. 트래킹 데이터에 능하고, 젊은 투수들과 소통에 익숙한 김 코치는 자연스레 성동현의 ‘멘토’가 됐다.

“아마추어 때부터 여러 지도자분들을 뵀지만 굉장히 신세대적이다. 흔히 ‘옛날 야구’, ‘요즘 야구’라고 하지 않나. (김)경태 코치님은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친근하게 선수들을 대해주신다. 막연하게 느꼈던 나의 문제점도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말씀해주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폭도 더욱 넓어지는 것 같다.”

2018년 1라운더. 그 해 신인자격을 얻은 선수들 중 최상위라는 의미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보여준 것은 1군 1경기 등판(0.1이닝·1승)에 그쳤다. 그 사이 LG는 ‘투수왕국’을 완성했다. 성동현의 후배들 중에서도 여럿이 1군에 눈도장을 받고 있다. 그는 “솔직히 배가 아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게 내 현주소다. 그걸 되새겨보면서 조금 더 나를 가다듬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또 했다. 그러면서 사회복무요원 근무 때 더욱 성실히 몸을 만든 것 같다”고 되짚었다.

LG 팬들은 이미 적잖은 기대를 보냈다. 성동현도 그 기대를 몸소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부응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면서도 부응하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 “입단했을 때부터 과분할 만큼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응하지 못했다.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군 복무 중에도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는 그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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