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강국 도약”…국내 기업 글로벌 진출 가속화

입력 2022-0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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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진행한 주보스턴총영사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3자 업무협약 모습. 유기준 보스턴 총영사,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권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위 오른쪽 사진부터 시계방향) 사진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254개국 누비는 78개 기업들 “미래 개척”

세계 최대 시장 美·유럽 진출 활발
제약바이오협회 전방위 지원 주효
올해 일동제약 등 대거 ‘CIC’ 입주
스위스선 유럽 진출 인프라 구축도
연초부터 제약바이오업계가 해외시장 진출과 현지 연구·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주시장의 핵심 전초기지가 될 보스턴 클러스터에 민관 협력시스템을 구축해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대거 진출을 준비 중이다. 스위스 바젤에는 유럽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 나섰다.


●보스턴·바젤에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

최근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은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대로 사업영역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78개 기업이 254개 국가에 현지법인, 연구소, 생산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양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주와 유럽 진출에 만은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미국시장 진출의 경우 핵심 거점인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전 세계 1000여 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입주해 7만4000개 이상 일자리와 약 2조 달러 이상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 산업단지다.

미국 보스턴과 스위스 바젤에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데 전방위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사진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우리나라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축이 되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위해 보스턴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 입주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왔다. 현지 업계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단을 구성해 온라인 컨설팅을 진행했고 성공적인 해외진출과 미국 의약품 시장 분석 등을 주제로 미국 관계자의 온라인 세미나도 열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LG화학, GC녹십자, 삼양홀딩스, 유한양행이 먼저 보스턴에 진출했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웅제약, 웰트, 팜캐드, 한미약품이 협회 지원으로 CIC에 입주했다. 올해는 JW중외제약,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일동제약, 삼일제약 등이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 2∼3개 기업들이 추가로 CIC 입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1월 25일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보스턴 총영사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과 국내 기업들의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진출을 위한 민관 협력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럽시장은 스위스의 산업도시 바젤이 국내 기업의 전진기지로 자리잡고 있다. 스위스는 노바티스,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 기업이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제약바이오 강국이다. 국내 업계는 스위스를 중심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스위스 바젤 투자청과 맺은 바젤론치 파트너십 협약식.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다그마 슈미트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 대사, 오봉근 주한 스위스 바젤투자청 한국 대표(왼쪽부터) 사진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를 위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월 24일 스위스 바젤 투자청과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터 바젤론치 파트너십 협약을 맺었다. 바젤론치는 주정부가 제약사, 스타트업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 네트워크 기회 및 사업 자문 등의 폭넓은 지원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바젤 투자청과 맺은 파트너십 협약은 유럽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에 특화된 지원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대웅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5개 사가 참여해 3년 동안 글로벌제약사·바이오텍 등과 네트워킹 지원, 원료의약품·완제의약품 바이어 물색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


●美·日 등 제약바이오 파격 지원

한편 각국도 제약바이오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국가 R&D 예산 총액의 23%를 제약 바이오 분야에 집중했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대한 재정적 부담을 덜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코로나 팬데믹에서 화이자와 모더나에 20조 원을 초고속으로 지원해 백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도 2015년 제약바이오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설립해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던 의약품 R&D 예산과 연구관리 기능을 통합했다.

유럽의 작은 나라 벨기에는 제약바이오에 국가 R&D 예산 중 무려 40%를 투자하고 있다. 또한 R&D 인력의 원천징수세 및 특허세 80%를 면제하는 혜택을 제공해 내수(14조)의 4배에 가까운 52조 원대 의약품 수출을 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해외 국가의 지원 못지않은 범정부차원의 지원정책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해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에 대해 대통령 직속 전주기 육성·지원 컨트롤타워인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 현 14.6%인 정부의 R&D 예산 지원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정부 주도 5조 원 메가펀드 조성, 백신주권·제약주권 확보를 위해 백신바이오펀드 조성과 백신가격 현실화, 원료의약품 자급률 제고를 위한 종합지원대책 등을 강력히 요청했다.

원 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정부의 과감한 육성과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비약적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올해는 그동안의 역량 강화와 에너지 축적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도약하는데 강력하고 단단한 추진동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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