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기사회생’ 발판 마련…4200억 관양현대 재건축 수주

입력 2022-02-06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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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관양현대아파트에 제안한 ‘아이파크 더 크레스트’ 조감도. 사진제공 | HDC현대산업개발

시장 퇴출 압박을 받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안양시 관양동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권을 획득했다. ‘죽을 각오로 뛰겠다’는 간절한 의지와 함께 다양한 ‘당근책’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하루 전 열린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조합원 959명 중 509명의 지지를 받아 시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총사업비는 4200억 원.
이번 사업의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인 HDC현산은 수주를 확신했지만 지난 1월 전남 광주시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사고로 신뢰를 잃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단지 내에 ‘보증금 돌려줄 테니 HDC현산은 제발 떠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리는 등 수주 경쟁에서 밀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HDC현산은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붙이며 수주 의지를 재차 드러냈고, 유병규 대표는 1월 15일 재건축 조합에 진심을 담은 자필 사과문을 보내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이밖에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해 2조 원의 자금을 조달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200% 가량의 이주비 혜택을 주고, 분양가도 3.3㎡당 4800만 원을 기준으로 미분양 발생시 대물변제를 통해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장하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며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HDC현산은 1월 붕괴 사고 이후 전국적으로 ‘아이파크 보이콧’ 움직임이 커지면서 정비사업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지만 이번 수주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HDC현산은 이달 말 예정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코오롱클로벌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에서도 연이어 신규 수주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추후 정부의 영업정지 또는 면허취소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이미 계약이 이뤄졌거나 착공한 현장의 공사는 계속 진행할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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