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망할라…한국영화 개봉 눈치싸움

입력 2022-0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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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해적:도깨비 깃발·비상선언·킹메이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한국 영화의 발목을 잡았다.

극장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으면서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까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로 인해 한국 영화 대작들이 좀처럼 개봉 일을 정하지 못하고 발발 동동 구르고 있다.


●설 연휴 노린 한국 영화 대작의 흥행 부진

지난해 12월 개봉해 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펜데믹 이후 개봉작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스파이더맨)이 극장가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한국 영화 대작인 ‘해적: 도깨비 깃발’과 ‘킹메이커’ 역시 ‘스파이더맨’의 흥행 기운을 받아 설 연휴 개봉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제작비 250억 원을 쏟아 부운 대작 ‘해적: 도깨비 깃발’은 8일 현재 110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기준)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 추세라면 손익분기점(450만 명) 돌파는 불가능하다. 지난달 26일 개봉해 설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울상 일 수밖에 없다. 설경구·이선균의 뛰어난 연기와 탄탄한 연출 등으로 “웰메이드”라는 극찬을 받은 ‘킹메이커’도 이날 현재 62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배급사들의 대작 영화 개봉 눈치 싸움


‘해적: 도깨비 깃발’과 ‘킹메이커’의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배급사들은 고민은 깊어졌다. 쇼박스는 당초 1월 개봉 예정이었던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비상선언’의 개봉 계획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김혜수·염정아 주연의 ‘밀수’, 유아인 주연의 ‘하이파이브’, ‘마녀2’ 등 기대작 라인업을 꽉 채우고 있는 NEW의 고심도 깊어졌다. 일본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 ‘브로커’, 김우빈의 복귀작 ‘외계+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 등 CJ ENM 영화들은 자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티빙에 동시 공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자사 극장을 소유해 OTT 공개로 넘길 수도 없고 자사 OTT도 없는 롯데는 더욱 문제다. ‘명량’ 후속인 ‘한산’과 벌써 2년째 개봉이 미뤄지고 있는 류승룡·염정아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롯데의 개봉 예정작이다.


●할리우드 신작·재개봉작 라인업만 줄줄이


한국 영화가 개봉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사이 할리우드 영화는 ‘스파이더맨’의 국제적 성공에 힘입어 개봉을 이어간다. 갤 가돗·아네트 베닝 등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범죄 추리물 나일 강의 죽음‘이 9일 개봉하고, ‘스파이더맨’의 주역 톰 홀랜드 주연의 액션 대작 ‘언차티드’ 역시 이달 개봉 예정이다. 히어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의 시작, 더 배트맨‘은 3월 개봉을 공식화 했다.

한국 영화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극장가는 지난 외국 영화를 다시 내건다. 지난해 개봉한 SF 대작 ‘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모두 이달 재개봉을 확정, 썰렁해진 극장가를 채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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