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규, 괴물 자처하는 김남길 걱정…감정 요동 (‘악의 마음’)

입력 2022-03-05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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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진선규가 처음으로 송하영(김남길 분)을 ‘프로파일링’의 세계로 끌어들인 것을 후회했다.

4일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극본 설이나/연출 박보람) 9회에서는 송하영이 범행에 사용됐던 흉기를 몰래 들고 밖으로 나갔다. 하영은 범죄자의 마음이 되어 한 여성의 뒤를 쫓았고 이에 위협을 받은 시민은 그를 신고했다.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영수는 "처음으로 내가 잘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라며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려는 하영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영수는 하영의 변화를 간파하고 있었다. 하영이 감식반에서 가져 온 범행도구인 식칼을 범인과 똑같이 책상서랍에 넣었던 그 순간, 하영이 너무 깊이 빠져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영수는 ‘깊이 들어갈수록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범행 수법을 머리 속에 그리며 따라해보는 하영의 눈빛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 마음은 살의로 요동치고 있었고, 영수는 그 모습 또한 놓치지 않았다.

“하영아”. 영수의 한마디는 하영을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했다. 둘 사이의 강한 신뢰가 가진 힘이었다.

하영이 타고난 프로파일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던 영수는 그의 내면과 눈빛, 행동과 생각의 변화를 가장 빨리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동시에 그가 지고 가야할 고통과 희생 또한 예측했기에 영수는 한시도 방심하지 않았다. 한 몸처럼 행동하고 하영의 마음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이유도 여기 있었다.

실제 진선규가 연기하고 있는 국영수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윤외출 경무관은 “범죄자와 똑같은 심리 · 행동패턴이 돼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라포르(rapport)’ 형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괴물을 잡으려다 스스로 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만큼 범인과 프로파일러라는 적대적 상호관계 속에서도 엄청난 기능을 발휘하는 ‘라포르’ 전략이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극 말미, 에필로그에서 영수는 하영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을 내비친다. ‘괴물은 태어나는 것인가 혹은 만들어지는 것인가’를 놓고 이야기 하던 중 영수는 “도대체 어떤 환경이었길래 그런 괴물이 됐을까. 그저 성악설에 마음이 기울면서도 성선설을 믿고 싶은 마음이 큰거지. 나는 아직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고 있지 않은 거네”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조심스럽다. 너무 깊어지지마. 너무 깊어지면 그 깊이에 빠질 수 있으니까"라고 하영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10화는 오늘 밤 10시에 방영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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