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의 품격, 고진영 우승과 함께 신기록 2개 달성

입력 2022-03-06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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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계랭킹 1위’의 품격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올해 첫 출격한 고진영(27)이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2022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번째 대회에서 한국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와 30라운드 연속 언더파라는 두 개의 신기록을 달성하며 LPGA 투어 역사까지 새로 썼다.

고진영은 6일 싱가포르 센토사GC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20억5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 전인지(28), 이민지(호주·이상 15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25만5000달러(3억10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이정은6(26)와 함께 11언더파를 쳐 선두 전인지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고진영은 한국 선수들끼리 맞붙은 챔피언조에서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초반 분위기는 이정은이 주도했다.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낚아 버디 2개에 그친 고진영, 타수를 줄이지 못한 전인지에 앞서 나갔다.

그러나 역시 고진영은 무서웠다. 12번(파4) 홀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내며 이정은에게 3타 차까지 뒤졌지만 13번(파5) 홀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14번(파4) 홀에서 2연속 버디에 성공한 뒤 15번(파3) 홀에서는 프린지에서 퍼터로 친 세컨 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들어가는 행운까지 따랐다. 16번(파5) 홀에서도 다시 1타를 줄이며 4연속 버디 행진으로 결국 이정은과 함께 16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7번(파3) 홀에서 둘 모두 나란히 파를 기록하며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어진 18번(파4) 홀 승부. 16언더파 동타이던 둘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진영은 세컨 샷을 홀컵 약 3m 거리에 떨궜지만 이정은의 세컨 샷은 벙커로 향했고, 당황한 이정은은 세 번째 샷에서도 실수를 범했다. 고진영은 결국 침착하게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챔피언 등극 기쁨을 만끽했고, 우승 경쟁을 펼치던 이정은은 더블보기로 홀아웃하며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021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그리고 시즌 5승으로 다승왕까지 석권했던 고진영은 올해 첫 출전한 대회에서 투어 통산 13승 고지에 올랐다. 최근 10개 대회에서 무려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명불허전’ 세계랭킹 1위다운 압도적 기량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 6언더파 66타를 쳐 지난해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 이후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해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2017년 유소연(32·이상 14라운드 연속)을 넘어 LPGA 투어 신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하며 이 부문에서도 2004년 소렌스탐, 2015년 리디아 고(뉴질랜드·이상 29라운드 연속)를 넘어 새 역사를 썼다. 두 부문 모두 전설로 꼽히는 소렌스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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