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막장’ 주말드라마

입력 2022-03-13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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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작사 이혼작곡. 사진제공|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사진제공|TV조선

“욕 하면서 본다.”

‘막장 코드’를 내세운 일부 주말드라마들이 시청자의 비판과 관심을 한꺼번에 잡아끌며 방송가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신사와 아가씨’,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3 등이다. 이들 드라마들은 저마다 시청률을 가파르게 올리고 있지만, 개연성 없이 자극적인 요소만 강조하면서 시청자의 빈축을 사고 있다.

단 6회를 남겨둔 ‘신사와 아가씨’는 최근 주인공 이영국(지현우)의 기억상실증 설정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전 비서 조사라(박하나)가 기억이 온전치 않은 이영국을 속여 결혼을 계획했다가 실패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다. 자연스럽게 이영국과 그의 연인 박단단(이세희)도 이별과 재결합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실시간 댓글창에는 “황당하고 답답하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일부 장면이 폭력적이라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단단의 아버지 박수철(이종원)이 박단단과 이영국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딸을 감금하고, 전 부인 애나킴(이일화)의 몸을 밀치는 장면 등이다. KBS시청자권익센터와 공식 홈페이지에는 “요즘 시청자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 섞인 글이 줄줄이 올랐다.

‘결혼작사 이혼작곡3’은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이 대거 교체된 이후 몰입이 깨졌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시즌1·2에서 성훈, 이태곤, 김보연이 각각 맡은 판사현, 신유식, 김동미 역을 시즌3에서는 강신효와 지영산, 이혜숙이 이어 연기한다. 캐릭터의 얼굴이 바뀌면서 이전 시즌과 별개의 드라마처럼 느껴진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또 이미 사망한 김동미 남편 신기림(노주현)이 귀신으로 등장해 ‘막장 전개’라는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개연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시선과는 달리, 시청률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신사와 아가씨’는 최근 37%(닐슨코리아)를 넘겼고, ‘결혼작사 이혼작곡3’도 7%대를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10일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KBS 가족극과 시즌제가 쌓아올린 시청자 층의 시청 효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고정 시청자들로 인해 거두는 시청률 성과에 기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비슷한 막장 구도를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얻는 드라마들이 비슷한 포맷으로 재생산될 우려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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