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 골프 황제 앞에서 ‘셰플러 시대’가 왔음을 선언하다

입력 2022-04-11 12:2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코티 셰플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가 전격 복귀 무대로 삼아 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명인열전, 최고의 무대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는 스코티 셰플러(26·미국)였다. 마치 골프황제 앞에서 ‘셰플러의 시대’과 왔음을 웅변이라도 하듯, 압도적 기량으로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가 제86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정상에 올랐다.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500만 달러·184억2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했다.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7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270만 달러(33억2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다섯 조 앞서 출발한 매킬로이가 이날만 8타를 줄이며 7언더파로 일찌감치 먼저 경기를 마쳤을 때, 셰플러는 이미 12언더파 5타 차 선두로 멀찌감치 달아난 상태였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한 상태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진 듯 셰플러는 18번(파4) 홀에서 짧은 퍼트를 연달아 놓치며 4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냈지만, 이미 그린 주변은 그를 축하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찬 상태였다.


2020년 PGA 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올 2월 피닉스 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뒤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에서 잇달아 챔피언에 올랐던 셰플러는 마스터스에서도 2라운드부터 사흘 연속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키며 ‘셰플러의 시대’가 열렸음을 암시했다.

스코티 셰플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 없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셰플러는 ‘월드 넘버1’으로 맞은 첫 빅이벤트마저 접수하며 세계 남자골프계의 ‘신성’으로 우뚝 섰다. 올해 진행된 16개 대회 중 정확히 25%인 4개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그는 피닉스 오픈 이후 마스터스까지 최근 6개 대회에 출전해 4승을 거두며 무섭게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PGA 투어에서 6개 대회에 출전해서 4승을 거둔 건 2015년 제이슨 데이(호주) 이후 처음이다. 특히 마스터스 우승상금 270만 달러를 비롯해 최근 두 달 동안 6개 대회에서 887만2200달러(109억2000만 원)를 챙겼다. 시즌 상금은 벌써 1009만8014달러(124억3000만 원)에 이른다. PGA 투어에서 시즌 상금이 1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5년 조던 스피스(미국·1203만464달러) 이후 7년 만이다.


마스터스 우승으로 명인열전 평생 출전권을 손에 넣은 셰플러는 “이곳에 죽을 때까지 올 수 있게 된 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워하면서 “마스터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