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우희 “앵커 말투·호흡…한달간 매일 4시간씩 연습” [인터뷰]

입력 2022-04-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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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봉하는 영화 ‘앵커’의 주연 천우희는 “감정 소모가 큰 캐릭터를 소화하면 쾌감과 만족감이 크다”고 웃었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일 개봉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앵커’ 주연 천우희

추락하는 앵커, 날 세우며 연기
센 캐릭터 전문? 쾌감 더 크죠
‘온·오프’ 확실해 후유증 없어
연기는 치열하게…경쟁은 No
치열함과 강렬함.

배우 천우희(35)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단어다. 국내 영화상의 모든 여우주연상을 안게 한 2016년 ‘한공주’를 비롯해 ‘곡성’, ‘우상’ 등에서 드러낸 강렬한 에너지와 캐릭터가 관객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와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선보인 일상적인 인물도 그를 통해 특별한 캐릭터가 됐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 기세다. 20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앵커’가 무대다. 자신의 죽음을 보도해달라는 제보 전화를 받은 후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는 방송사 간판 앵커 역을 맡아 “정제된 모습 뒤에 감춰진 강박과 불안감”을 연기했다.


●“‘센 캐’ 전문? 쾌감 있어요.”


천우희는 “성공한 여성이 철저하게 무너져 내리면서 급변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감정의 기승전결 그래프를 그려놓고 정확하게 맥을 짚으며” 연기의 답을 찾아갔다.

“장면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 에너지 소모가 컸어요. 날을 예리하게 세우지 않으면 감정을 놓치기 쉬웠죠. 장르적 재미가 명확하게 필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섬세하고 밀도 높은 연기보다는 다소 작위적으로 보일지라도 명확하고 뚜렷한 연기와 표현이 필요했어요.”

“정신적 데미지”를 걱정하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로 “감정 소모가 큰 연기”가 주특기지만 “연기할 때와 아닐 때 ‘온·오프’가 확실한 편”이라 걱정은 없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야 더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힘들고 센 캐릭터를 연기하고 나면 잘 해냈다는 쾌감이나 만족감이 커요. ‘센 캐’라고 해서 어렵고, 밝은 캐릭터라고 해서 쉬운 건 아니니까요. 특히 이번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사를 끌고 가는 여성이라는 점이 굉장히 좋았어요.”


●“앵커 연기 준비, 연습만이 살길”


사회 초년생이나 학생 역할을 자주 연기해 “프로페셔널한 9년 차 전문직 캐릭터”가 더욱 반가웠다. 성숙한 느낌을 위해 처음으로 머리카락도 단발로 자르고 ‘민낯’에 가까웠던 이전 작품 속 모습과 달리 메이크업도 꼼꼼히 신경 썼다.

리포팅 연습이 가장 중요했다. “완벽주의 성격”에 대충 준비할 수 없었다. 매일 3∼4시간씩 연습하며 6개월 앵커 학습 과정을 30일 속성으로 익혔다.

“연습밖에 답이 없어요. 연습하고 또 했죠. 예전에는 뉴스를 볼 때 보도 내용만 들렸는데, 이제는 앵커의 호흡이나 톤이 들려요. 방송사마다 다른 특징도 살펴보게 됐어요.”

메인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는 극중 보도국의 모습은 흡사 치열한 연예계를 연상케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엄격해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기”에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즐겁게 연기를 해올 수 있었다.

“배우는 항상 선택받는 직업이다 보니 굉장히 경쟁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작품은 다 인연이 있다고 믿는 편이에요. 연기할 때에는 누구보다 치열하지만, 특정한 캐릭터나 작품을 따내기 위해 다른 배우를 의식하고 경쟁적으로 대하는 건 제 가치관과 맞지 않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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