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손석구, 추앙 구걸→본격 추앙→인생 구원 (나의 해방일지)

입력 2022-04-28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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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앙 구걸’로 연결된 김지원과 손석구 변화가 특별함으로 진화 중이다.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 속 촌스럽지만, 추앙이 성립된 염씨 삼 남매와 미스터리 외지인 구씨(손석구 분)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TV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나의 해방일지’는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2주 연속 2위를 기록, 손석구와 김지원은 4월 3주차(4월 18일부터 4월 24일까지)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각각 2위와 4위에 올랐다.

극 중 추앙을 구걸하는 염미정(김지원 분)과 구씨 변화가 소소한 극적 재미를 준다는 자체 평가다. 이에 제작진은 두 사람 관계 변화를 짚었다.

● 추앙 구걸→감정의 교통사고

염미정과 구씨 관계는 “사랑만으로 안 돼. 날 추앙해요”라는 ‘추앙 구걸’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불편한 관계였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니 구체적으로 말해 자존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염미정은 이름도 모르는 남자가 자기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게 늘 어색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하루하루 술로 버티는 구씨 모습에서 행복하지 않은 삶을 반복하는 자신과 닮은 지점을 발견해서다. 구씨는 염미정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지만, 염미정은 그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찌든 삶의 굴레를 벗어나는 못하는 듯한 사람. 사람들 사이에서는 늘 주변을 뱅뱅 돌고, 전 남자친구는 돈을 빌리고 잠수를 탄 상황에서 염미정은 점점 지쳐갔다. 그리고 감정이 폭발한 어느 날 밤, 염미정은 구씨에게 대뜸 “날 추앙해요”라고 추앙을 구걸했다. 사랑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고 자신을 한없이 우러러보길 바랐다.사람과의 관계를 배제하고 살아가던 구씨는 그 후로 염미정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 사람하고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자신은 한 번도 채워진 적 없다고 고백하는 염미정 감정은 구씨에게로 와서 그대로 충돌했다. 추앙에 박혀 버린 것. 이를 두고 김석윤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무채색의 미정과 검은색의 구씨, 두 사람의 만남은 큰 교통사고 같다. 스치듯 만나다가 제대로 만난 이후부터는 큰 사고가 난 것처럼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다”라고 했다. 추앙은 감정 교통사고라는 설명.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던 두 사람 감정은 ‘추앙 구걸’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 구걸이 통했네? 추앙 시작
말 없던 남자 구씨는 자존감 바닥이던 염미정이 용내어 한 ‘추앙 구걸’ 이후, 조금씩 달라졌다. 그가 염미정 모자를 줍기 위해 개울 저편으로 날아오른 4회 엔딩은 결정적인 변화의 시작점이었다. 고백 이후 염미정도 해방을 꿈꾸며 변화를 시작했다. 사내 동호회에 ‘해방클럽’을 만들고, 구씨에게는 더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천둥 번개가 치던 어느 밤, 염미정은 폭우를 뚫고 평상에 앉아있던 구씨에게 달려갔다. 하늘이 요란한 날이면 오히려 세상이 끝나는 걸 기다렸던 사람처럼 차분해졌던 염미정이었지만, 구씨에게만큼은 달랐다. 염미정은 폭우 속에서 구씨를 구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염미정 마음이 닿았는지 구씨도 변화를 결심했다. 염미정을 위해 날아오른 구씨와 그 위로 울려 퍼진 두 사람의 대화는 뭉클한 울림을 남겼다. “확실해? 봄이 오면 너도, 나도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거?”라는 구씨 물음과 “확실해”라는 염미정 대답, 이어 “추앙은 어떻게 하는 건데?”라는 질문에 “응원하는 거. 넌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거”라는 말과 꼭 그렇게 염미정을 추앙해보겠다는 구씨 태도는 ‘추앙 구걸’이 성립됐음을 시사했다. 추앙을 구걸했고 이를 받아들였고, 별거 없는 자존감 바닥인 한 여자와 비교적 준수한 외모와 사지멀쩡한 허우대 빼곤 볼게 없는 한 남자가 사랑도 아닌 ‘추앙’이라는 이상한 말로 ‘썸’도 아닌 로맨스도 아닌 그냥 그렇게 정신 승리 교류를 통해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고 있었다.


● 추앙으로 맺은 인연 쌍방으로 인생 구원 시작
염미정과 구씨 관계가 특별한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기 때문이다. 염미정은 구씨 응원과 지지를 받으며 무채색의 인생에 조금씩 색을 입혔고, 구씨도 삶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조금씩 거둬갔다. ‘추앙’은 염미정과 구씨 모두를 바꿔놓았다. 추앙을 구걸한 것도 신기한데 이를 받아주는 상황은 더욱 신기할 따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관계가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 염미정과 구씨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술잔을 기울이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짧은 말, 작은 행동 하나도 두 사람에게는 특별했다. 타인에게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던 염미정과 구씨는 서로를 마주하면 편안한 웃음을 띠고, 속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마치 삶에 서툰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연습하는 듯했다. 염미정과 구씨는 서로에게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사람이었다.
추앙 구걸로 맺은 인생 굴레에 찌든 남녀가 서로를 보듬어가는 과정은 인상적이다. 서로 관계적에서 극적인 분위기는 크게 형성되지 않지만, 스며드는 관계에서 서로를 추앙하는 모습은 색다른 로맨스를 선사한다. 자존감이 되찾아가는 염미정과 그 자존감에 힘을 실어주며 자신 역시 변화를 꾀하는 구씨. 정말 세상에서 가장 별거 없는 남녀가 서로만을 추앙하고 있다. 과연 이들 관계는 어떤 결말로 끝날까. ‘멱살 잡고’ 해피엔딩일까, 서로를 알아가다 그 설렘 끝에 나오는 권태와 안도 그 아슬아슬한 줄타이에서 오는 보통의 여느 남녀처럼 그렇게 서로만을 알아버릴까. 이제 이 이야기에 끝이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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