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패 막은 결정적 일타, ‘트랜스포머’ 박준영이 해냈다 [잠실 스타]

입력 2022-04-28 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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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3회초 2사 1, 3루 NC 박준영이 좌월 3점 홈런을 쳐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준영(25)은 2016시즌 1차지명을 받아 팀에 입단 당시 빠른 공을 지닌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입단 첫해 1군 32경기에 등판해 1승3패5홀드, 평균자책점(ERA) 6.95를 기록했고, 김경문 전 감독도 투구를 마친 박준영을 직접 찾아가 하이파이브를 건네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2016년 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뒤 박준영의 야구인생은 달라졌다. 인대의 상태가 좋지 않아 투수로 복귀하기 어렵다는 소견이 나온 것이다.

좌절할 이유는 없었다. 고교 시절 야수로도 두각을 나타냈던 적이 있어서다. 2018년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부터 해결한 그는 2020년 팀에 복귀한 뒤 줄곧 내야수로 뛰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1시즌에는 111경기에서 타율 0.209에 그쳤지만, 강점인 파워를 앞세워 8개의 홈런을 쳐냈다.

올해는 박준영에게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술자리 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주전 2루수 박민우와 3루수 박석민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특명을 받았다. 올 시즌 NC 야수 중 가장 많은 16경기에 3루수로 나선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시즌 초반부터 이토록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얻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까지 첫 20경기에선 타율이 0.209(67타수 14안타)에 그쳤지만, 박준영은 주눅 들지 않고 주어진 몫을 해내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노력의 결실을 맺은 한판이었다. 이날 기록한 유일한 안타가 팀의 9-5 승리를 이끈 3점홈런(2호)이었다. 3-1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3회초 2사 1·3루에서 이영하의 4구째 커브를 노려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속도 164.3㎞, 비거리 120m의 호쾌한 아치였다. 4회까지 8-1이던 리드폭이 4점까지 줄었음을 고려하면, 박준영의 홈런이 지닌 의미는 상당했다. 팀의 3연전 싹쓸이 패배까지 막아 기쁨은 두 배였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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