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피들러는 없었다”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의 콘들러, KoN(콘)

입력 2022-05-06 09: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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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지붕 위에 올라가 겁없이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KoN(콘)
‘지붕위의 바이올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피들러 역 열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들이 많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리고 있는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그 중에서도 강추 작품. 뛰어난 작품성과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가족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붕위의 바이올린’의 원제는 ‘Fiddler on the Roof’. 번역하면 ‘지붕 위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뜻이다.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피들러는 주로 클래식보다 민속적인 연주를 많이 하는 연주자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에서 피들러는 매우 중요한 캐릭터이다. 전통과 변화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아주며 유태인들의 얼과 혼, 그리고 희망을 상징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이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공연하고 있는 이번 시즌 ‘지붕위의 바이올린’에 최적화된 피들러가 나타났다. 바로 한국 최초의 집시바이올리니스트이자 액터뮤지션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KoN(콘).

KoN(콘)은 전문 연주자이면서 연기, 노래가 모두 가능한 국내 몇 안 되는 아티스트다. 그는 공연 중 무대의 높은 지붕 위를 비롯한 공간에 수시로 등장해 바이올린 연주를 하면서 극의 리얼리티를 배가시킨다.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답게 달리거나 춤추면서 연주를 해도 흔들림이 없어 관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 시즌을 맡은 정태영 연출 역시 KoN(콘)의 이러한 능력을 높이 사 작중 피들러의 등장 장면을 대폭 추가해 비중을 늘렸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는 2막 서곡 연주. KoN(콘)은 여기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지붕위의 바이올린’ 영화에서 연주한 ‘카덴차와 환상곡’을 오마주해 연주한다.

KoN(콘)은 이 연주의 중간부분에 즉흥연주를 넣어 매 회 공연마다 전부 다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그날의 감흥과 기분에 따라 ‘지붕위의 바이올린’ 넘버 중 하나를 골라 즉석에서 즉흥연주를 들려주는 것. 매 회 공연마다 새롭기에 그날의 관객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또한 극중 전통과 변화가 충돌하며 위기감이 조성되는 순간마다 KoN(콘)이 나타나 연주하며 균형을 잡아준다. 테비예의 세 딸이 결혼하려 할 때는 달을 배경으로 나타나 연주하고, 결혼식장에서 러시아 군인들의 난입으로 엉망이 된 순간에는 유태인들의 마음이 되어 처연하게 연주한다.
피들러는 술집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소탈하고 흥겹게 연주하기도 하고, 테비예와 만났을 때는 마치 분신처럼 연주로 테비예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한다.

재미있게도 그가 높은 곳에 올라가 연주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작 뮤지컬 ‘파가니니’에서도 주인공을 맡아 3층 난간 위에서 매 회 연주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특히 3월 KBS 대선 개표방송 연주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KoN(콘)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 최정상 꼭대기에 올라가 겁없이 연주를 해내 강심장을 과시했다.

“롯데월드타워 연주 이후 ‘지붕위의 바이올리니스트’에서 ‘타워위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업그레이드되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던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지금의 KoN(콘)을 있게 했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이 있다면 얼마든지 응할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최적화된 피들러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KoN(콘)의 연주와 연기가 궁금하다면 5월8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찾아가보면 된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의 높은 지붕위에 올라 흥겹고 멋지게 바이올린을 켜는 ‘콘들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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