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기업가의 가수 도전…“노래하면 행복해”

입력 2022-05-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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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대치명인학원 회장 이채연이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열린 ‘유어 라이프 브라보! 채연과 친구들의 작은 음악회’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아래 사진은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그의 노래에 환호하는 모습.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채연과 친구들의 작은 음악회: 시작’ 무대 펼친 명인에듀 이채연 회장

총매출 500억원대 교육기업 운영
인생 즐겁게 살고 싶어 노래 배워
‘오늘 이별’ 등 음반 내고 가수로
지인들 초대해 ‘미니콘서트’ 개최
가수 채연(이채연·66). 유명 댄스 가수와 동명이인이다. 얼핏 나이만 보면 중년 가수인 듯 보이지만, 엄연히 신인 가수다. 그는 12일 오후 서울 청담동 슈피겐홀에서 ‘채연과 친구들의 작은 음악회: 시작’(시작)을 열었다. 이날 ‘오늘 이별’, ‘나에게 너에게’ 등 2곡을 선보이며 무대에 올랐다. 신인 가수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쳐 가는 ‘데뷔 쇼케이스’인 셈이다.

곡은 아직 네모난 녹색 검색어창이나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지 않지만 조만간 노래방에서는 서비스될 예정이다.

사실 이채연은 입시전문학원 명인에듀를 창업한 전문 기업인이다. 그는 연세대 간호학과 출신으로 서울의 한 고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2003년 서울 대치동에서 대치명인학원을 설립했다. 입시교육 1번지인 대치동에서 의대 진학으로 명성을 떨쳤고, 지금은 경기도 분당, 동탄, 천안, 부산 등 전국에 32개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교육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 환원 차원에서 연세대와 고려대에 장학금 등 기부를 하고 있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5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교육 기업가’가 가수의 꿈을 키운 건 의외로 단순하다. “조금 더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노래를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평소 흥이 많은 그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주변의 도움으로 한 백화점 문화센터의 노래강사이자 데뷔곡 작사가인 유정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사업을 하면서 힘든 일도 어려운 일도 많은데 뭔가 도전해서 헤쳐 나가고 싶었어요. 두 아들을 모두 의사로 키운 것도 자랑스럽지만 그보다 더 뿌듯한 뭔가가 있더라고요. 그게 노래였어요. 가창력이 좋지 않지만 뭔가 힐링되는 기분을 느꼈어요. 도전 정신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요? 실력이 평범해도 뭐든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걸 주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었고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래서 2곡이지만 CD로 만들어보자고 했죠.”

그의 도전은 앨범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날 연 ‘시작’은 제목만 작은 음악회이지, 사업으로 인연을 맺은 150 명의 지인을 초대해 “다함께 즐겁게 살아보자”는 의미를 담은 콘서트다.

“2020년 11월 콘서트를 열려고 공연장까지 대여했다가 코로나 감염병 확산으로 연기했어요. 취소해도 되지만 다시 새 출발 하는 걸 축하하는 의미로 준비하니 더 신나고 재미있더라고요. 사는 게 이런 건가 봐요.”

100분 공연 동안 단 1분도 한눈 팔 시간을 주지 않았다. 트로트 가수 신인선은 신나는 곡으로 관객을 휘어잡았고 난타 공연도 흥을 돋웠다. 유정은 콘서트의 진행까지 맡았다.

“제 곡과 선생님 곡, 다 함께 부를 수 있는 히트 곡까지 다양하게 채웠어요. 공연 중 드레스를 세벌이나 갈아입느라 죽을 뻔했어요. 하하! 제 행사라고 저만 노래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 초대가수 공연도 준비했고요. 전문 가수도 아닌데 실수 좀 하면 어때요? 그냥 재미있게 봐주면 감사한거죠. 앨범도, 콘서트도 포인트는 딱 하나예요. 그냥 재미있게 사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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