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이 노래하는 어른들을 위한 옛동요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음반]

입력 2022-05-18 1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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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통기타 가수 이성원의 동요집, 45rpm LP 발매
흔적 뿐인 당신의 기억을 찾아 드립니다.
이 시대의 마지막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통기타 가수 이성원의 동요집이 180g 오디오파일 45rpm LP로 발매됐다. 2022년 오리지널 마스터(1999녹음)에서 새롭게 리마스터링하여 독일에서 마스터 커팅과 프레싱을 한 음반이다.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이성원이 노래하는 어른들을 위한 옛동요’라는 부제가 붙은 이 음반에는 ‘겨울나무’ ‘엄마야 누나야’ ‘구두발자국’ 등 옛동요 10곡이 담겨있다.

이 음반을 만들 때 초등학교 아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춘천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깊은 산골에 있는 추곡초등학교 학생들이 이 음반의 첫 곡과 마지막 곡을 불러주었다.

한 학년이라야 고작 서너 명, 전교생이 스물아홉 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 시를 쓰는 교감선생님의 협조로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소리를 실을 수 있었다.

여린 봄 햇살이 수줍게 찾아 든 교실 한켠에 녹음장비를 설치하고 지도교사에게 시작 신호를 보내자 교사의 풍금소리에 이어 번지는 ‘따옥 따옥 따오기 논에서 울고…’.

너무도 귀에 익은 풍금소리를 타고 다가오는 어린 시절의 추억에 녹음하던 이들은 순간 핑그르 도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잃고 산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성원씨의 동요와 또 추곡초등학교 아이들의 노래는 도심의 회색 정글에서 쫓기듯 살아온 날들이지만 아직도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 화석처럼 남아있는 아름다운 기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이성원의 동요 음반제작을 도왔던 음악평론가 김진묵의 말이다.

이성원이 노래하는 옛동요는 초등학교의 선생님과 낡은 풍금소리를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훌쩍 세월을 넘겨버린 어른이를 위한 동요 음반이다.

그의 노래는 가뭄의 단비처럼 우리에게 잊고 살아온 어릴 적 소중했던 추억을 되살려 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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