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는 5월 31일부터 시작한 이번 3연전 내내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2일은 평일임에도 1만 명이 넘는 관중(1만1029명)이 입장했다. 황대인과 소크라테스의 3점포 2방을 앞세워 0-5의 열세를 뒤집은 1차전(5월 31일), 박동원의 그랜드슬램으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2차전(1일)에서 모두 화끈한 야구로 매력을 어필한 덕분이었다.
이날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지난 2경기와 달리 타선이 침묵했다. 6회까지 두산 선발 최원준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0-3으로 끌려갔다. 이대로 기세가 식는 듯했다.
그러나 KIA 타선은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경기 전 김종국 KIA 감독이 “사이클이 올라왔다”고 확신한 최형우가 시동을 걸었다. 7회초 1사 1루서 최원준의 5구째 시속 136㎞ 직구를 받아쳐 우월 2점홈런(시즌 4호)으로 연결했다. 2연속경기 홈런으로 타격감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알렸다.
끝이 아니었다. 8회초 무사 1·3루서 나성범의 내야안타로 3-3 동점을 만든 뒤 9회초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1차전 5회초처럼 2사 후 드라마가 시작됐다. 박동원-김규성의 연속안타로 만든 2사 1·3루 찬스서 박찬호가 8구 승부 끝에 중전적시타를 터트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 타율이 0.231에 불과했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힘을 짜냈다. 그 결과물을 확인한 박찬호는 주먹을 불끈 쥐며 1루를 향해 달렸고, 3루측 관중석의 KIA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팀 내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 중인 황대인(44타점)과 나성범(39타점), 소크라테스(37타점)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지만, 이들이 막혔을 때 다른 타자들이 해결한다는 점이 더욱 무섭다. 1일에는 박동원, 2일에는 최형우와 박찬호가 그랬다. 지금의 KIA 타선을 상대로는 누구도 쉽게 승부할 수 없다는 뜻이다. KIA는 이번 3연전 싹쓸이와 동시에 팀 통산 2600승(역대 3번째)까지 달성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