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로 예선 통과했던 신상훈, KPGA 선수권대회서 생애 첫 우승

입력 2022-06-12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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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사진제공 | KPGA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이다. 2라운드까지 공동 52위로 본선행 막차를 탔던 꼴찌는 최종일 리더보드 최상단을 점령하며 포효했다.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투어 3년 차 신상훈(24)이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신상훈은 12일 경남 양산시에 있는 에이원CC 남·서 코스(파71)에서 열린 ‘제65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5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해 준우승을 차지한 황중곤(30·15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3억 원을 획득했다.

하루 전 상승세가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예선에서 합계 1언더파를 기록하며 간신히 컷을 통과한 신상훈은 3라운드에서만 샷 이글 2개와 버디 6개를 묶어 무려 10타를 줄였다. 2001년 2라운드 박도규(52), 2016년 1라운드 박준섭(30)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KPGA 선수권대회 단일 라운드 최다언더파 타이기록을 세운 신상훈은 합계 11언더파 공동 2위로 시작한 4라운드에서도 물오른 샷감을 그대로 이어갔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황중곤(12언더파)에 1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맞은 신상훈은 1번~2번(이상 파4)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단독 1위로 올라선 뒤 3번(파5)~4번(파3) 홀에서도 재차 1타씩을 줄이는 등 4연속 버디를 잡으며 합계 15언더파로 단숨에 독주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12번(파3) 홀까지 7개 홀 연속 파 행진을 이어가며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 사이 황중곤에게 2타 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13번(파5) 홀에서 다시 버디 사냥을 재개하며 3타 차 우위로 한숨을 돌렸다. 14번(파4) 홀에서 2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황중곤이 샷이글에 성공하면서 둘 간격은 다시 2타 차로 줄었다.

추격자의 위협에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신상훈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15번(파4) 홀에서 황중곤과 함께 나란히 버디를 잡아 2타 차를 유지했다. 16번(파4) 홀에선 둘이 나란히 보기를 적어냈고, 17번(파3)~18번(파4) 홀에서 둘 모두 파를 적어내며 신상훈의 첫 우승이 완성됐다.

신상훈은 지난해 17개 대회에 출전해 제네시스 챔피언십 준우승 등 총 5번 톱10에 이름을 올렸던 주인공. 무엇보다 모든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안정적 기량을 과시했다.

올 시즌 이전 6개 대회에서도 4번 본선에 진출했고, 5월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15위로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어 벌어진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선 스코어카드 작성 오기로 실격당하고, 직전 대회였던 SK텔레콤 오픈에선 컷 탈락했지만 최고 선수들이 모인 선수권대회에서 패권을 차지하며 무승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이틀 동안 16언더파를 몰아치며 극적인 드라마를 쓴 신상훈은 “혹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잔잔하게’ 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며 우승 비결을 털어놓은 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기쁘다. 그동안 묵묵히 뒤에서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신상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시드 5년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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