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강해지고 유연성 생기고” 롯데가 준비해온 옵션 ‘1루수 전준우’

입력 2022-06-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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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팀을 운영하는 데 유연성이 생길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전준우(36)를 올해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내야수로 분류했다. 1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그를 주 포지션인 좌익수로 출장시키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지만, 1루수로도 나설 수 있다면 경기 운영을 수월하게 할 옵션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봤다.

서튼 감독은 스프링캠프 당시 “전준우는 외야수”라면서도 “1루 수비를 볼 능력이 생기면 팀은 더 강해진다. 경기 중후반에도 라인업에 유연성이 생긴다. 우리 팀의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 더 강해지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준우 역시 “외야와 1루 수비를 다 볼 수 있다면 내게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선수로서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준우의 1루수 출장은 롯데가 2020년부터 고려한 계획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선 공격력 극대화와 외야수 발굴을 꾀했다. 하지만 실제로 1군 무대에서 그에게 1루 미트를 맡긴 날은 없었다. 이미 정훈, 이대호 등 안정감 있는 1루수가 적지 않았던 영향도 컸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루수로 나설 상황이 생겼다. 부상자가 많았다. 정훈, 한동희 등 1군 주전 코너 내야수들도 잇달아 부상을 당했다. 이대호의 체력안배 또한 필요했다. 그러면서 11일 사직 KT 위즈전에서 전준우는 데뷔 후 처음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1루수로는 1군에서 3차례 교체출장이 전부였다.

서튼 감독은 “스프링캠프 당시 ‘필요 시에는 전준우를 1루수로 20~30경기 정도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4월에는 1루 수비를 볼 시간이 딱히 없었다. 시점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었는데, 부상 선수가 많아 (그 시점이) 조금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여러 효과가 엿보인다. 부상자 공백을 최소화한 것이 첫 번째다. 또 기회가 필요했던 외야수 1명이 추가로 기용될 수 있었다. 외야에는 황성빈, 추재현이 동시에 선발출장했다. 이들 2명은 나란히 안타를 생산하며 늘어난 타석 기회를 살렸다. 롯데가 또 한 가지 옵션을 얻은 것만큼은 분명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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