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비알코올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카스0.0의 신규 광고 캠페인 ‘진짜에 취하는 시간’. 사진제공 l 오비맥주

오비맥주가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비알코올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카스0.0의 신규 광고 캠페인 ‘진짜에 취하는 시간’. 사진제공 l 오비맥주


비알코올 시장 진출에 박차 가하는 오비맥주

맥주 제조 마지막에 알코올만 제거
‘카스0.0’, 500ml 캔 라인업 확장
‘진짜에 취하는…” 신규 캠페인 눈길
호가든 제로, 특유의 풍성한 맛 살려
버드와이저도 비알코올 버전 선봬
오비맥주가 맥주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비알코올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경우 비알코올, 알코올이 전혀 없는 경우 무알코올에 해당한다.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경우 주류가 아닌 음료로 구분한다. 술이 아닌 음료로 분류돼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코로나19가 낳은 혼술과 홈술 문화 확산으로, 과음 대신 집에서 가볍게 음주를 즐기려는 문화가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기술 발달에 따른 맛 개선도 인기 요인이다. 그간 비알코올 맥주는 기존 맥주와 달리 맛이 밍밍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맥주와 동일한 원료,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친 뒤 마지막에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실제 맥주와 가까운 맛을 구현하게 됐다.


●알코올만 추출해 맥주 맛 살려

선두주자는 카스0.0(제로)다. 도수 0.05% 미만인 비알코올 제품이지만 맥주 고유의 짜릿하고 청량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발효과정 없이 맥아 엑기스에 홉과 향을 첨가하는 기존 형태와 달리,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후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스마트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추출한다. 여름 시즌을 맞아 기존 355ml 캔에 이어 500ml 캔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신규 광고 캠페인 ‘진짜에 취하는 시간’도 인기다. 맥주 한 잔의 즐거움이 필요하지만 알코올은 부담스러울 때 카스0.0를 마시며 ‘진정으로 즐기는 것에 진짜 취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선풍기 바람을 가르며 실내 모터사이클을 신나게 즐기는 남성들이 등장하는 ‘모터사이클’편과 집에서 화려한 파티를 즐기며 심취한 여성들을 유쾌하게 그려낸 ‘홈콘서트’편으로 구성했다.

알코올 없이 카스의 상쾌함이 담긴 카스0.0를 즐기며 분위기에 취한 MZ세대의 모습을 통해, 알코올 부담 없이 맥주 한 잔이 주는 즐거움을 표현했다.

회사 측은 “비알코올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소비트렌드에 맞춰 카스0.0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호가든과 버드와이저도 가세


오비맥주의 수입맥주 브랜드에도 비알코올 바람이 불고 있다.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은 5월23일 ‘호가든 제로’를 출시했다. 도수 0.05% 미만이지만 호가든 밀맥주 특유의 부드럽고 풍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호가든 밀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해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치고,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하는 방식이다.

호가든 측은 “밀맥주 맛을 즐기고 싶지만 알코올에 취약한 소비자에게 제격이다. 알코올 음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밀맥주 리딩 브랜드로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버드와이저의 비알코올 버전 ‘버드와이저 제로’도 7일 국내에 상륙했다. 2016년 캐나다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미국, 영국, 브라질 시장에서도 잇따라 성공적으로 안착한 바 있다. 버드와이저 맥주 특유의 부드럽고 깔끔한 풍미가 특징이다.

버드와이저와 동일한 원료와 발효 과정으로 제조해 오리지널 맥주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너도밤나무 조각들을 활용한 버드와이저의 독자적 숙성방법인 ‘비치우드 에이징’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 제품 역시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해 도수는 0.05% 미만이다.

버드와이저 측은 “브랜드의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버드와이저 제로를 즐길 수 있도록 스포츠 및 문화 공연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선보일 것”이라며 “비알코올 시장에서도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