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연인’ BTS, 그룹활동 중단…왜?

입력 2022-06-1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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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키로 해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미국 LA 콘서트 공연 도중 멤버들이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14일 밤 ‘찐 방탄회식’서 데뷔 후 9년간의 고민 격정 토로

RM “우리 이야기·메시지 없어져
10년간 계속 뭔가를 찍어야하니
멤버 개인이 성장할 시간 없었다”
멤버들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올해 맏형 진 입대도 영향미친 듯
내년 슈가 이듬해 RM·제이홉 입대
“항상 쥐어짜야 했고, 기계처럼 움직였다.”

글로벌 최정상 그룹 방탄소년단의 한밤중 ‘폭탄선언’에 전 세계가 흔들렸다.

방탄소년단이 데뷔 9년 만인 14일 밤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해 전 세계 팬들에게 아쉬움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들은 2013년 데뷔 이후 오랜 시간 쌓여온 피로를 풀고, 정체성 회복 등 성장을 도모할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한 이들이 새로운 해외투어도 예상되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팀 활동을 중단한 것을 두고 가요계 일각에서는 ‘해체 수순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의 시선을 보낸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덤(아미)을 거느린 글로벌 스타인만큼 향후 케이팝을 넘어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 미칠 파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이날 소속사 하이브의 주가가 전일 종가보다 무려 24.87% 급락한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해 2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충격적인 활동 중단 선언…왜?

방탄소년단은 14일 밤늦게 유튜브 채널 ‘방탄 티브이(TV)’에서 데뷔 9주년(13일)을 기념하는 ‘찐 방탄회식’ 영상을 통해 지난 9년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중요한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털어놓았다. 멤버들도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음악을 통해 팬덤은 물론 전 세계를 향해 진중한 메시지의 ‘발언’을 내놨지만, 지난해 미국 빌보드 1위곡 ‘버터’ 이후 음악적 정체성을 되찾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2015년 ‘화양연화’ 시리즈 이후 국내외 최정상의 자리에서 쉼 없이 무대에 나서는 동안 지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도 드러냈다. RM은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며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 그것들이 숙성돼서 내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10년간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숙성이 안 되더라”고 토로했다.

“데뷔 9주년을 맞아 챕터(Chapter)1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앨범”이라며 내놓은 ‘프루프(Proof)’에서 새 노래 ‘본 시너’(Born Sinner)를 통해 ‘난생처음 방탄이란 이름으로 선 무대/삼 년 전 첫 무대의 마음을 다시 검문해’라고 노래한 것도 고민을 드러낸다는 시각이다.


●맏형 진 올해 입대…병역문제도 한몫


멤버들의 병역 문제도 활동 중단 선언의 한 배경으로 꼽힌다. 2020년 병역법 개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입영을 연기한 1992년생 멤버 진을 시작으로 2023년 말 슈가, 이듬해 RM과 제이홉 등이 입대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 이후 그룹의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그룹 활동도 앞서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각 멤버들은 제이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방탄소년단의 팀 활동 중단 선언에 팬덤은 물론 주요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해 이들의 영향력을 새삼 확인시켰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BTS가 성장하기 위한 휴식을 발표하고 솔로 프로젝트로 나아가기로 했다”면서 “1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한 이들에게는 개인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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