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함정우는 단독 1위, 아내 강예린은 공동 2위, ‘펄펄 난 부부’

입력 2022-06-16 17: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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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1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함정우(왼쪽 )와 D 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0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강예린. 사진제공 | KPGA, KGA

올 3월 결혼한 28살 동갑내기 ‘골프 커플’ 함정우와 강예린이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나란히 웃었다. ‘부부 최고의 날’이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함정우는 16일 강원 춘천시에 있는 남춘천CC 빅토리·챌린지코스(파72)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2억 원) 1라운드에서 단 하나의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 8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강예린은 충북 음성군에 있는 레인보우힐스 CC 남·동코스(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우승상금 3억 원)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2연패를 노리는 박민지(24·6언더파)에 이어 공동 2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남편이 먼저 8언더파로 경기를 끝냈을 때, 아내는 한창 플레이 중이었다. 함정우는 “내 경기 끝나자마자 아내 스코어를 확인하니 3타를 줄이고 있었다”며 자신의 성적보다 아내 스코어에 더 신경을 쓰고 있음을 내비치며 “아내가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편의 응원에 힘을 얻은 아내는 이후 2타를 더 줄였다.

함정우는 “서로 대회장으로 가기 전에 ‘이번 주도 잘하자’, ‘돈 많이 벌어 오자’라는 대화를 한다”며 ‘골퍼 커플’만의 대화를 살짝 공개한 뒤 “이번 대회를 앞두고선 일요일 밤에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했다. ‘일요일 밤에 만나자’는 말은 둘 모두 컷을 통과해 최종 라운드까지 뛰자는 의미.

“사실 서로의 골프에 대해 깊게 대화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놓기도 한 함정우는 “올해 시즌 개막 전 목표가 결혼한 아내에게 우승컵을 바치는 것이었다”며 “이번 대회서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투어에서 2승을 거둔 함정우와 달리 강예린은 아직까지 정규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14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그해 8월 MBN여자오픈에서 거둔 준우승이 개인 최고 기록. 한때 정규투어 시드를 잃기도 했지만, 결혼 이후 처음 맞은 올 시즌에는 지난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까지 올 시즌 열린 10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단 1번을 제외하고 9번 컷을 통과하는 안정적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강예린은 “남편은 생각없이 쳐야 잘 치는데, 요즘은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아 평소처럼 치라고 했다”며 “남편이 스폰서 대회라 부담이 큰 것 같은데, 부담감을 내려놓고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시즌 첫 승 기회를 잡은 함정우는 “18개 홀에서 그린을 놓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만족감을 내비친 뒤 “아이언샷이 상당히 잘 됐다. 3단, 4단 그린도 있고 마치 종이를 구겨놓은 것처럼 그린 난도가 굉장히 높지만 운도 따라준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선수로서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한 뒤 “하지만 잘 하려고 하면 오히려 플레이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내 스타일대로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고 재미있게 치겠다”고 덧붙였다.

음성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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