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 “풍성하고 복잡한 韓 역사, 세계가 열광할 파워 지녀”

입력 2022-06-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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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이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티빙·파라마운트+ 미디어데이 무대에 올라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티빙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K콘텐츠의 인기 이유

신작 ‘욘더’, 美 OTT 플랫폼 진출
29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드라마
SF장르 빌려 말하는 삶·죽음 얘기
“인간 본질의 이야기, 결국엔 통해”
“로컬과 글로벌을 굳이 나눌 필요가 있나.”

영화 ‘왕의 남자’ ‘동주’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올해 하반기 미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파라마운트+를 통해 신작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를 전 세계에 공개한다. 하지만 그는 정작 “글로벌(시장)을 의도하거나 의식하며 만들지는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티빙·파라마운트+ 미디어데이에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욘더’ 역시 “SF장르를 빌려 말하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라며 보편성을 자신했다.


●“한국의 역사가 낳은 힘”

이 감독은 케이(K) 콘텐츠의 세계적 성공의 유일한 기준이 “스토리를 얼마나 잘, 밀도 있게 만들었느냐”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풍성하고 복잡한 역사”가 바로 기준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적합했다고 말했다.

“해외 OTT와 협업을 하다 보니 더욱 가까이에서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을 실감한다. 한국은 미국, 일본 등 해외의 문화와 역사를 오랫동안 학습하고 따르고 때로는 추월하는 과정을 거쳤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얻은 것을 성숙시켜왔다. 한국만큼 복잡한 곳이 어디 있나. 그 복잡함으로 얻은 힘을 세계가 이제야 알아보는 것 같다.”

한국 콘텐츠가 한국적 현실을 다루면서도 오랜 시간 쌓아온 역사적 경험에 바탕해 세계 보편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을 지녔다는 시각이다.

이 감독은 “프로덕션 파트와 작가에 대한 적극적 지원”으로 한국 콘텐츠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토리텔링 산업이 확장하면서 로컬을 넘어 글로벌 소비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겼다. 그런 의미에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핵심은 사람과 시설, 두 가지다.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 본질 이야기가 중요”

이 감독은 이 같은 인식을 구체화해 드러낼 수 있게 됐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의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가 한국 OTT 티빙과 손잡고 자신의 신작인 ‘욘더’를 첫 한국 투자 및 공동제작 작품으로 선택한 덕분이다.

‘욘더’는 이 감독이 29년 만에 내놓는 첫 드라마다. 2032년을 배경으로 암으로 사망한 아내(한지민)가 신기술로 기억을 업로드한 ‘욘더’라는 세상으로 남편(신하균)을 초대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과학기술로 사람의 기억을 업로드한다는 설정을 통해 ‘기억과 존재’에 관해 풀어내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인간이 지닌 이야기는 문화나 역사의 차이를 뛰어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문화 차이에 대한 이질감도 많이 사라졌다. 글로벌을 의도하면 오히려 본질에 어긋날 수 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만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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