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풍경에 취하고,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2-06-17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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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더베이101에서 출발하는 요트투에서 진행하는 불꽃놀이. 몇척의 배가 모여 실시하는데, 큰 규모는 아니지만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바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가 꽤 재미있다. 부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해운대 더베이101에서 출발하는 요트투에서 진행하는 불꽃놀이. 몇척의 배가 모여 실시하는데, 큰 규모는 아니지만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바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가 꽤 재미있다. 부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새롭게 만나는 여행지 부산

바다에서 바라보는 이국적 야경 황홀
밤하늘 수놓는 ‘요트 불꽃쇼’도 볼거리
6·25피란민 애환깃든 아미동비석마을
임시수도기념관 등 부산의 역사 탐방
누리바라기 전망대·명란 로드도 명소
여행지로 부산이라고 하면 대부분 해운대, 광안리, 송도 같은 해변이나 서면, 광복동으로 대표되는 도심투어, 그리고 감천동문화마을과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같은 레트로한 골목투어를 떠올린다.

물론 이곳들은 지금도 인기 높은 명소들이다. 하지만 부산에는 이곳들 외에도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혹적인 곳들이 가득하다. 특히 요즘은 화려한 도심 야경을 앞 바다에서 조망하는 야경투어와 6.25 전쟁 피란수도의 자취를 도는 역사투어가 주목받고 있다.


●바다서 바라보는 환상적인 불빛잔치

최근 마린시티, 하버시티, 해운대 엘시티 등 초대형 빌딩타운이 해안선을 따라 조성되면서 바다에서 부산 빌딩숲의 야경을 보는 것이 새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해운대나 광안리에서 운영하는 요트투어가 대표적인데, 약 50여개 업체가 영업 중이다. 대개 수영만 요트경기장이나 해운대 더베이101에서 출발한다.

갑판에 편하게 앉아 빌딩숲의 이국적인 야경을 보는 재미가 제법 신난다. 투어 도중 요트 몇 대가 모여 배에서 밤하늘을 향해 불꽃을 쏘는 이벤트도 있다. 야경을 보며 한껏 흥이 오른 정취를 털어내기가 못내 아쉽다면 투어 선착장이 있는 더베이101를 주목하자. 젊은 감성의 음식점과 카페 등이 모여 있어 뒷풀이 장소로 딱이다.


●아미동 비석마을 골목길 투어

부산은 6.25전쟁 시절인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였다. 지금도 피란 수도 시절의 역사적 건물과 유적들이 남아있다. 서구 구덕로 동아대에는 임시수도정부청사였던 구 경남도청 건물이 있다. 1925년에 일제가 지은 붉은 벽돌 건물로 휴전 이후 다시 경상남도청이 됐다가 이후 부산지방법원 및 부산지방검찰청 본관 등으로 사용됐다.



청사 뒤편에는 이승만 대통령 관저로 사용했던 건물이 있다. 현재 임시수도기념관으로 이승만 대통령 유품을 중심으로 소장품 152점을 전시하고 있다.

지금이야 바닷가를 매립해 해변에 번화가가 형성됐지만 부산은 원래 산지가 해안에 인접해 평지가 좁은 지역이다. 그래서 가파른 산허리에 서민들의 주택들이 많이 모여 있다. 아미동 비석마을도 이런 특징이 잘 담겨져 있는 곳이다.

원래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 공동묘지와 화장장이 있던 지역인데 6.25 전쟁 피란민들이 이곳에 모여 살며 고단한 삶을 영위했다. 현재는 도시재생을 통해 역사적 특성과 스토리텔링을 살리면서 새로 단장한 문화마을 형태로 탈바꿈했다.

6.25 전쟁 피란민들이 모여살던 아미동비석마을. 미로처럼 복잡하고 좁은 골목길과 다닥다닥 붙어있던 집들을 고스란히 보존한 문화마을로 당시 시대상을 잘 볼 수 있다. 부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6.25 전쟁 피란민들이 모여살던 아미동비석마을. 미로처럼 복잡하고 좁은 골목길과 다닥다닥 붙어있던 집들을 고스란히 보존한 문화마을로 당시 시대상을 잘 볼 수 있다. 부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부산항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아미동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천마산에는 부산항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전망대들이 많다. 누리바라기 전망대가 예전부터 유명했는데 최근 부산항 전망대가 새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름 그대로 부산항 전경을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인근 천마산로 하늘 전망대에는 특별한 조형물이 있다. 부산을 무대로 한 영화 ‘국제시장’의 두 주인공 윤덕수(황정민)과 오영자(김윤진)이 벤치에 앉아 국제시장과 남항을 내려다보는 모습을 조형물로 만들었다.

높이 427m의 황령산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남구, 수영구, 연제구, 부산진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원래 야경 명소로 정평이 나 있지만 아침나절의 시원한 전망도 일품이다.


●명란을 테마로 한 이색 관광

부산역 맞은편 초량동 168계단이 있는 산복도로에는 원래 초량이바구길이라는 시티투어 코스가 있었다. 최근 명란의 발생지로 알려진 이곳 남선창고와 초량전통시장의 이야기를 활용해 명란로드가 조성됐다. 강소형잠재관광지로 명란을 테마로 한 음식점부터 쿠킹스쿨, 카페 등이 모여 새로운 관광 스팟을 이루고 있다. 이곳 명란브랜드연구소 옆으로는 유명한 168계단이 있어 ‘168계단 마라톤’ 같은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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