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 보며 ‘할 수 있다’ 생각해” 첫 홈런·첫 3안타까지, 야구인생 2막 연 두산 양찬열

입력 2022-06-21 2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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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 1루에서 두산 양찬열이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동기들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죠.”

두산 베어스 양찬열(25)은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9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의 맹활약로 팀의 16-2 승리에 기여했다. 두산은 31승1무34패로 승패의 마진을 -3으로 줄였다.

완벽한 설욕이다. 두산은 4월 29일 인천 SSG전에서 4시간51분의 혈투 끝에 7-8로 졌다. 당시 홈런 3개를 얻어맞고 연장 12회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날 우리는 점수를 짜냈는데, SSG는 홈런 세 방을 터트려 이기더라”고 기억했다. 이날은 반대였다. 두산 타선은 홈런 2개를 포함한 12안타로 16득점했다. 올 시즌 팀 2번째로 선발전원득점도 기록했다.

설욕의 중심에는 양찬열이 섰다. 전역 후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날 데뷔 첫 홈런, 3안타를 수놓았다. 양찬열은 3-2로 앞선 4회초 2사 1루서 우월 2점홈런을 날렸다. SSG 구원투수 장지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1S-0B서 높게 들어온 체인지업을 공략해 비거리 110m를 날려 보냈다.

양찬열은 좁디좁은 바늘구멍을 뚫은 선수다. 단국대 시절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7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해 드래프트에선 대졸선수의 지명률이 18%로 매우 저조했다. 2배 높았던 2016년(37%)에도 감소세가 크다는 말이 많았다.

2020년 대졸선수로 입단 동기인 최지훈(SSG),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의 활약도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이들 2명과는 2019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 등에서 함께했다. 양찬열은 “아무래도 동기들을 의식하게 되더라. 대표팀에도 같이 갔던 (황)성빈이와 (최)지훈이가 잘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잘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를 마쳤으니 마음 편히 야구에만 집중하겠다.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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