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손호영.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내야수 손호영(28)은 미국무대를 노크한 뒤 국내로 돌아온 유턴파로, 올해로 KBO리그 3년차다. 지난해까지 2년간 31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그는 올 시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1군 무대에서 살아남았다. 22일까지 21경기에서 타율 0.306, 3홈런, 11타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선발출전 기회도 부쩍 늘었다.
그러나 자리를 굳힌 것은 아니다. 24일 입국하는 새 외국인타자 로벨 가르시아의 포지션과 KBO리그 적응 여부 등에 따라선 자리를 내줘야 할 수도 있다. 손호영처럼 1군과 2군의 경계에 있는 선수들이 처한 냉정한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최근 좋은 활약에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팀원 모두가 편하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하지만, 스스로는 그럴 입장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손호영은 “10점차로 팀이 앞서고 있어도 내 타석이 돌아오면 그 한 번이 너무 소중하고, 중요하다. 그래서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다. 아직은 편하게 경기를 할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1군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함에 따라 기쁜 마음도 있지만,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그는 2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도중 실책을 범했다. 내야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후 타석에서 3점홈런으로 만회하며 부담을 덜었지만, 아찔했던 순간을 잊지 못했다.
손호영은 “지난해 내 실책으로 대량실점이 나온 경기가 있었다. 이번에 실책하자마자 그 때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는데 홈런을 때려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투수에게 미안한 감정은 없어지질 않더라”고 털어놓았다.
종목을 떠나 프로에서 경쟁은 필연이다. 누구도 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선수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등장하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런 측면에서 1군과 2군의 경계에 있는 선수들이 한 단계 도약해 확실한 1군 멤버가 되려면 정신적으로도 강해야 한다. 이겨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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