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팍타크로 전 국대감독 민승기 “비인기종목도 사랑해주세요”

입력 2022-07-04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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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팍타크로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대원고 민승기 체육교사. 민 교사는 “선수들이 중도 포기 없이 학교를 졸업할 때가 감독으로서 가장 보람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민승기

어느 흐린 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국 세팍타크로의 산증인이자 현재 대원고등학교 체육교사인 민승기 전 국가대표 감독을 찾아갔다. 세팍타크로인의 삶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비인기종목인 세팍타크로를 조금이나마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를 요청하니 민 전 감독은 흔쾌히 응했다.


우선 이 종목에 대해 간단히 알아본다. 세팍타크로는 말레이어 ‘세팍(발로 차다)’과 태국어 ‘타크로(볼)’가 합쳐진 합성어다. 초기에는 네트 없이 원 안에서 볼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발이나 머리로 튀긴 횟수를 셌다.


민 전 감독은 육상 전공으로 경희대학교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했다. 훈련 도중 입은 무릎 부상 때문에 육상을 그만둔 뒤 한국사회체육센터에서 대학생 자원지도자로 활동하던 도중 세팍타크로 국가대표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고 이 종목을 처음 접했다.

그러다 세팍타크로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던 선배의 경기 불참으로 인해 3일간 연습 후 대신 대회에 참가한 뒤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국가대표팀 선수로 7년, 감독으로 7년간 활동했다. 그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로 결심한 계기는 대학생 자원지도자 활동 중 많은 학생을 가르쳤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지식과 실력을 선수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민 전 감독이 훈련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배려심과 즐거움이다. 그는 “매일 하는 운동인데, 즐겁게 하면 좋겠다. 그리고 선수들이 매일 자신이 생각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본인의 플레이에 만족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을 통해 사명감을 가지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세팍타크로 감독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와 가장 힘들 때를 묻자 “선수들이 중도 포기 없이 무사히 학교를 졸업할 때”와 “운동부에 입부 후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할 때”라고 각각 답했다. 이어 대원고등학교 세팍타크로 선수들에게는 “운동시간이 즐거운 시간이면 좋겠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운동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렵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꼭 감독이나 코치 선생님과 상의해서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 꼭 성취감을 맛봤으면 좋겠다”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민 전 감독은 끝으로 “비인기종목이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시면 세팍타크로인으로서 정말 감사할 것 같다. 앞으로는 축구와 야구처럼 많은 사람이 세팍타크로가 어떤 종목인지 알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홍보하겠다”고 향후 포부를 전했다.


장이안 스포츠동아 학생기자(대원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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