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30년 만에 그랜드슬램 4강 기권 …US오픈에 초점

기자회견을 열어 윔블던 4강 출전 포기를 밝힌 라파엘 나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승만 더하면 올 시즌 3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라파엘 나달(세계4위·스페인)이 결국 복부 부상 악화로 윔블던 준결승전을 포기했다.

나달은 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상황에서 2경기를 이길 수 없다고 믿기에 기권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나달은 복부 근육 중 한 곳이 7mm가량 찢어진 상태다.

나달은 테일러 프리츠와의 8강전에서 승리한 후 병원 검진을 통해 복부 상태를 확인했으며 경기를 할수록 점점 나빠지기에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 회복에 3~4주가 소요될 것으로 봤다. 이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8월29일 개막)에 정상에 가까운 몸 상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4대 메이저 대회 22회 우승의 나달은 프랑스 오픈(14회)에 이어 US오픈에서 4차례 우승해 비교적 강한 편이다. 윔블던과 호주 오픈은 각각 2회 우승.

여전히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라이벌 노바크 조코비치(세계3위·세르비아)는 미국의 방역정책으로 인해 올 US오픈 출전이 어려울 전망. 하드코트 최강자 조코비치가 없는 US오픈은 나달의 우승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다. 이 점도 기권을 결정한 여러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한편 프로선수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오픈시대 출범이후 4대 메이저대회 단식 4강 진출자가 기권한 것은 1992년 호주오픈에서 네덜란드 리처드 클라이체크(Richard Krajicek ) 이후 나달이 처음이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