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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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골프)에 대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속 선수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디오픈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 CEO도 LIV 골프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해는 LIV 골프 소속 선수들이 디오픈에 참가하지만, 앞으로 참가 여부는 부정적 분위기로 흐를 수 있음도 숨기지 않았다.

‘제150회 디오픈(총상금 1400만 달러·183억8000만 원)’이 14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 골프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개막한 가운데 마틴 슬럼버스 R&A CEO는 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LIV 골프는 오로지 돈으로 움직인다”면서 “골프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프로 골프 선수가 원하는 곳에서 경기하고 상금을 받는 건 문제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LIV 골프가 치른 두 번의 대회를 보니 골프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오로지 돈으로 움직인다”며 “기존 골프 생태계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통로를 제공했지만 LIV 골프는 이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GA 투어 지킴이’를 자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뿐 아니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LIV 골프로 떠난 선수들을 “배신자”라고 칭하는 등 PGA 투어 잔류파들이 사우디 이적파에 대한 적대감을 공개적으로 연이어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R&A측이 LIV 골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R&A는 이미 디오픈 150주년 축하 행사와 우승자 만찬에 디오픈에서 통산 2차례 정상에 오른 LIV 골프 수장 그렉 노먼(호주)을 초청하지 않는 등 그동안 LIV 골프에 우호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슬럼버스 CEO는 한발 더 나아가 “디오픈 출전 자격 규정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는 출전 자격을 변경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여 앞으로 LIV 골프 소속 선수들이 디오픈에 출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우즈도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LIV 골프 소속 선수들에 대해 “디오픈에 출전할 수 있을 때 즐겨라”며 이번이 LIV 골프 소속 선수들의 마지막 디오픈 출전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