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모드로 3위 지켜낸 고영표…‘S비율 81.6%’ 극강 효율로 12승 [잠실 스타]

입력 2022-08-24 22:0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2일 만에 돌아온 고영표(31·KT 위즈)는 말 그대로 무적 모드였다. 시종일관 공격적 투구를 펼치며 두산 베어스 타선의 숨통을 조였다.

고영표는 24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8.1이닝 6안타 1홈런 무4사구 6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5-1 승리를 이끌고 시즌 12승(5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그는 5월 31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개인 10연승, 이날을 포함한 최근 7경기에선 전승행진을 이어갔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평균자책점도(ERA) 2.96에서 2.85(142.1이닝 45자책점)로 더욱 낮췄다. 3연승을 거둔 KT는 전날(23일) 올라선 3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61승2무47패).

고영표는 오른손 엄지 찰과상 때문에 12일 인천 SSG전 이후 1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지만, 실전감각에 문제는 전혀 없었다. 5회까지 투구수 57개 중 볼이 8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컨트롤도 안정적이었다. 전체 투구수 98개 중 볼이 고작 18개로,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81.6%에 달했다. 최고구속 144㎞의 투심패스트볼(투심·37개)과 체인지업(35개), 커브(26개)의 3개 구종 모두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을 자랑했다.

여유 있는 점수차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을 유지했다. 1회초 박병호와 배정대의 적시타로 만든 2-0의 살얼음판 리드가 6회까지 계속됐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커브로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으며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빠른 볼카운트에 공략을 시도한 두산 타자들의 전략을 간파하고, 배트를 이끌어낸 두뇌피칭 또한 돋보였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8회까지 두산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KT 선발 고영표가 이닝 종료 후 포수 김준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6회까지 침묵했던 KT 타선도 7회부터 추가점을 뽑아 고영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7회초 앤서니 알포드, 8회초 김민혁, 9회초 황재균의 적시타가 잇달아 나왔다. 이날 고영표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5점차 리드는 승리를 위한 충분조건이었다.

완봉을 노리고 마운드에 오른 9회말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완봉이 무산됐지만, KT 벤치의 믿음은 굳건했다. 고영표가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의사를 존중했다. 그러나 2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직면하자, 8회부터 대기하던 마무리투수 김재윤에게 배턴을 넘겨야 했다. 김재윤이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면서 고영표의 12승이 완성됐다. 그의 이름을 외치는 KT 팬들의 목소리가 관중석을 수놓았고, 고영표는 환한 미소로 응답했다. 팀이 어렵게 등극한 3위 자리를 지켜낸 토종 에이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