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화교류진흥원 “‘우영우’, 한류콘텐츠 새 지평 열었다”

입력 2022-08-29 1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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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를 “한류콘텐츠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했다.

29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우영우’가 CNN 등 해외 언론 매체들로부터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주목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해외 수용자 반응과 미래 한류 콘텐츠 확산을 위한 선결과제를 알아보고자 해외 18개국 20개 지역 해외통신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시아 9개국 10개 지역 해외통신원이 ‘자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로 ‘우영우’를 꼽았다. 북미에서는 한국 의학 드라마 ‘굿닥터’를 리메이크한 미국 ‘굿닥터’(The Good Doctor)가 ‘우영우’ 흥행에 중요한 선례로 작용했다고 응답했다.

싱가포르에서는 ‘굿닥터’와는 달리 여성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점을 주된 인기 요소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여성 변호사라는 인물 설정이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제작 초기의 의구심을 불식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우영우’가 앞서 좀비, 데스게임 등을 내세워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과 달리 훈훈한 법조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을 통해 폭 넓은 연령대로부터 인기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에서는 “대중매체의 사회적 긍정 에너지 전파를 중시”하는 자국의 사회적 특성상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은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 정상인의 오만을 반성하게 한다”고 흥행 요인을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순수한 주인공이 바라보는 세상을 그려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치유를 받고 긍정적인 힘을 얻게 됐다”고 응답했으며, “악역이 없는 드라마”(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이 보기에 부담이 없는 내용”(대만),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힐링 드라마”(스페인)라고 평가했다.

‘우영우’의 수용 반응을 살펴본 결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우영우 인사법’ 챌린지 공유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인공 우영우와 그의 친구인 동그라미가 특이한 제스처로 인사를 하는데, 이를 따라하는 영상을 ‘인스타그래머’들과 ‘틱톡커’들이 업로드한 게 흥미롭다”(대만), “우영우와 동그라미의 인사 장면을 중심으로 각종 비디오 콘텐츠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인도네시아)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극중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 ‘우영우 김밥’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동그라미가 김밥을 만드는 방법을 올리는 장면이 SNS에 수시로 게재되고 있고, 서로 김밥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맛을 비교한다”면서 “해외 시청자들이 김밥의 다양한 재료와 맛을 검색하는 과정은 한식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리뿌딴6(liputan6), 콤파스(Kompas) 등 현지 언론을 비롯해 최대 규모 포털 데¤(www.detik.com)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우영우’ IP가 미국 할리우드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미국에서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영상 IP를 기계적으로 웹툰화 하는 일은 지양해야 할 대목”으로 꼽혔다. 튀르키예(터키)에서는 동명의 웹툰에 대해 “대중들의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뉜다”면서 “드라마에서는 박은빈의 섬세한 연기에 감탄하면서 볼 수 있지만, 웹툰에서는 우영우만의 연기력과 목소리(억양)를 들을 수 없어 재미가 반감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에서는 방영 초반 ‘우영우’가 “비인기 드라마로 전락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면서 “국민의 절대다수가 동성애가 금지된 이슬람교를 믿고 있기에 2화의 동성애 코드가 현지 시청자들에게 불편하게 느껴졌다”고 언급했다.

후반작업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더빙 강국’으로 불리는 독일의 경우 “현재 독일에서 유통되는 ‘우영우’는 더빙 없이 독일어 자막만 긴 문장으로 제공되어 드라마에 집중하기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몰아보기(binge-watching)’를 선호하는 유럽권 시청자의 특성상 “매주 2편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완결을 기다리고 있는 잠재 시청자가 많다”는 점과 “시즌이 종료되지 않은 콘텐츠에 대한 전문가 평가가 섣부르다고 여기는 비평 문화”를 유럽 내 흥행이 지연되는 이유로 꼽았다. 또한 독일 등 유럽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탄탄한 지원체계가 있어 공감도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정길화 원장은 “‘우영우’는 여성 서사의 측면에서는 ‘대장금’을, 자폐장애인 서사의 관점에서는 ‘굿닥터’를 떠올리게 한다. ‘순한 맛’ 드라마라는 점에서 ‘갯마을 차차차’의 성공모델이라는 평도 있다”면서 “‘우영우 성공방정식’은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된 ‘케이(K) 드라마’의 다양성을 입증하는 분수령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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