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박찬혁. 스포츠동아DB
“바라는 것 없다. 처음 보여준 그 자신감만 보여주면 좋겠다.”
키움 히어로즈는 30일 신인 박찬혁(19)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퓨처스(2군)팀에 간 지 24일 만에 다시 찾은 고척돔이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든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진 횟수는 총 2차례. 홍원기 키움 감독(49)은 처음 본 박찬혁의 모습을 기대한다.
박찬혁은 키움이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쓴 유망주다. 천안 북일고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불린 그는 1군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 스윙을 해냈다. 타석당 삼진 비율이 0.39개로 높아도 힘이 강하게 실린 타구를 자주 뽑아냈다. 개막 첫 달에 친 홈런만 5개다. 올해 고졸 신인들 중 가장 먼저 주목을 끌었다.
당시 다른 팀에서도 박찬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A팀 단장은 “심지어 삼진당한 장면도 인상 깊더라. 결과가 어떻든 자기 스윙을 하지 않나”라고 칭찬했다. 또 다른 B팀 관계자는 “지도자들은 결과를 떠나 그동안 어떻게 준비했는지 그 과정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 점에 부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키움이 박찬혁으로부터 얻는 에너지도 컸다. 홍 감독은 “전반기 팀에 큰 활력소가 된 것은 타석에서 보여준 자신감 있는 스윙에서 비롯했다. 다만 결과를 신경 쓰기 시작했는지 조금씩 위축된 모습이 보였다. 재정비 차원에서 퓨처스팀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바라는 것은 없다. 신인이지 않나. 홈런이나 타점을 바라기보다 처음 보여준 그 자신감만 보여주면 좋겠다. 그러면 형들도 막내에게서 큰 에너지를 얻지 않을까”라고 바랐다.
박찬혁 또한 홍 감독의 기대를 안다. 그는 “퓨처스팀에 오가며 많이 느꼈다. 돌아보니 결국 내가 조급해했다. 멋모르고 열정만 앞세운 탓에 탈이 났다. 결과를 더 신경 쓰면서 내 것을 보여주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젠 알 것 같다. (이)정후 형도 ‘네 나이 때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가 있다. 준비해온 대로 원 없이 보여주라’고 말해줬다. 이제는 마음 편히 타석에 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고척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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