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연예인 출연자들이 주역으로 활약하는 ENA플레이·SBS플러스 ‘나는 솔로’(위 사진),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2’의 포스터. 사진제공|SBS플러스·카카오TV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주역으로 활약하는 ENA플레이·SBS플러스 ‘나는 솔로’(위 사진),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2’의 포스터. 사진제공|SBS플러스·카카오TV


‘나는 솔로’ 등 악플 피해 호소
경험 없는 출연자 대처 어려워
제작진도 근본적 해결책 없어
예능프로그램 편수가 크게 늘어나고 덩달아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연예인 출연자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특히 리얼리티가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연애 소재 예능프로그램이 주 무대가 되고 있다. 일부 출연자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악성댓글(악플) 등 TV 출연과 유명세에 따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할 방책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고심이 깊어진다.

최근 티빙 ‘환승연애2’, MBN ‘돌싱글즈3’, ENA플레이·SBS플러스 ‘나는 솔로’,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2’ 등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로맨스와 일상을 내세운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일부 출연자를 향한 악플 등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5월 방영한 ‘나는 솔로’의 한 여성 출연자는 4일 SNS를 통해 그동안 받아온 도 넘은 악플들을 공개하며 법적으로 대응할 뜻을 밝혔다. 연애 소재의 ‘체인지 데이즈2’의 한 남성 출연자도 과도한 SNS 악플로 심적 고통이 크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은 방송 경험이 적어 이 같은 피해에 적극 대처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각 제작진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환승연애2’의 이진주 PD는 4일 “출연자의 사생활이 침해받지 않도록 수시로 소통하며 편집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돌싱글즈’의 박선혜 PD도 “출연자들에게 방송 기간에는 SNS 활동을 잠정 중단하라 권고하고, 프로그램의 실시간 댓글창도 악플의 위험을 피하고자 폐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 제작진도 고심하고 있다. 박 PD는 “악플을 원천 차단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시즌을 거듭하며 계속 조치를 추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출연자는 프로그램 이후 나타날 부작용을 유념하며 책임감 있게 출연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제작진도 자극적 연출보다는 이들의 인격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