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먹통’에 주주는 ‘침통’…시민은 ‘분통’

입력 2022-10-18 0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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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의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 일파만파
메일 등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 걸려
카카오 관련주 최대 5.93%나 급락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최태원 SK회장 국정 종합감사 증인으로 부르기로
대통령도 “국가가 필요한 대응해야”
15일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력 공급이 차단되면서 빚어진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가 3일 동안 이어졌다. 주요 서비스는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일부는 아직도 복구 중이고, 재개된 서비스도 가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범위한 서비스 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등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포함된 만큼 파장도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시민단체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카카오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서도 이번 사태가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플랫폼의 독과점 폐해와 기업의 허술한 재난 대응 체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불안정한 서비스 정상화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은 속속 정상화되고 있다. 다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기준 카카오톡과 카카오 계열 서비스들의 주요 기능이 대부분 정상화됐다. 카카오톡은 메시지 수·발신, 이미지·동영상·파일 전송 등 주요 기능이 대부분 복구됐다, 다만 톡서랍, 톡채널 등은 아직 복구 중이다.

카카오 계열 서비스들도 하나 둘 복구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T, 카카오웹툰, 멜론, 게임서비스 등은 주요 기능이 대부분 정상화됐다. 포털 사이트 다음도 메일 등을 제외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아직도 트래픽 상황에 따라 일부 지연이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다.

카카오는 “복구 장비 등의 복잡성으로 다음·카카오 메일과 톡채널의 정상화가 상당 시간 지연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복구를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례없는 서비스 장애 장기화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으면서 카카오 관련 주가는 이날도 급락했다. 카카오는 5.93% 하락한 4만8350원에 장을 마쳤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역시 각각 5.14%, 4.16% 하락한 1만6600원, 3만46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22% 하락한 3만7400원에 장을 마쳤다.


○최태원, 김범수 국감 증인 채택

워낙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 중인 서비스인 만큼 파장도 커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사기업 사고임에도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기부는 17일 오전 재난문자를 통해 국민에게 카카오 주요 서비스 복구현황 등을 알리기도 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카카오와 SK C&C의 대응 체계를 문제 삼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 기업의 최고 책임자를 부르기로 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24일로 예정된 과기부 종합감사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과방위는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과 함께 되풀이되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에 대해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특히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에 대한 논의가 국감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과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 유료서비스 중심 보상 예상돼…소비자들 “무료서비스도 책임져야”


멜론·웹툰, 이용권 사용기간 연장
비대위 출범…피해 신고 채널 마련
카카오 피해자들, 집단소송 움직임


카카오 서비스 먹통으로 수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피해 보상 절차와 범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선 유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상도 이용료 감면 등 간접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멜론, 웹툰 등 일부 유료 서비스는 이같은 이용자 피해보상안을 공지했다. 카카오웹툰은 서비스 장애 기간 내 대여 중인 웹툰 회차 및 만료된 회차의 열람 기한을 72시간 연장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멜론은 이용권을 보유한 고객 모두의 이용권 사용 기간을 3일 간 연장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게임즈 등도 관련 보상책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화재로 피해를 본 이용자에게 보상을 진행한 뒤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 등 무료 서비스는 약관에 근거가 없는 만큼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비스 장애가 장기화 되면서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과 카카오 계정 로그인을 지원하는 고객사 등에도 보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포털사이트 등에는 보상과 관련된 카페들이 개설되는 등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손해배상 소송인단을 모집하는 로펌의 글도 보인다.

카카오는 화재 직후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들로 구성해 가동해 온 대응 컨트롤타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 출범했다. 위원장은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이 맡으며, 본사와 주요 자회사의 책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원인 조사 소위와 재난 대책 소위, 보상 대책 소위 등 3개 분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보상 대책 소위가 이번 장애로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과 파트너 등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한다.

다음 주 중에는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신고 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은 “관계 당국의 우려를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고,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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