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떠올린 이란, 카타르 참사→‘두 줄 수비 안먹혀’

입력 2022-11-22 09:4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아닷컴]

아마도 이란은 8년 전 아르헨티나전 후반 45분까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이란의 두 줄 수비가 세계적인 강팀에게 충분히 먹혔다.

하지만 이란은 자신들의 바람과는 달리 월드컵에서 0-8, 0-4, 0-5의 치욕을 안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이란은 2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가졌다.

이날 이란은 그동안 자신들이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한 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질식 수비, 두 줄 수비로 불리는 이른바 텐 백이 그 것.

이란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맞아 후반 추가시간 직전까지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며 0-0으로 잘 버텼다.

비록 메시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패했으나, 이란의 질식 수비는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 공격을 충분히 잘 막았다.

이란은 이날 잉글랜드를 맞아 8년 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떠올렸을 것이다. 최대 무승부, 패하더라도 최소 실점. 하지만 결과는 180도 달랐다.

잉글랜드의 공격진은 경기 초반부터 이란 진영을 휘저었고, 양쪽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날카로웠다. 선제골 역시 크로스에 이은 헤더로 만들어졌다.

두 줄 수비를 깨는데 있어 가장 유용한 무기라는 크로스에 이은 헤더. 잉글랜드는 전반이 끝나기 전에 두 줄 수비를 깨는데 성공했고, 이후 이란 골문은 쉽게 열렸다.

이는 이란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라인을 올렸기 때문. 하지만 이란은 잉글랜드와 화력 대 화력으로 맞붙어 이길 수 없었다.

결국 잉글랜드는 전반에만 3골을 퍼부은 끝에 6-2로 승리했다. 이란의 6실점은 지난 2014, 2018 두 대회 전부를 합친 것과 같다.

한 차례 더 진화한 현대 축구에서는 두 줄 수비가 쉽게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 늪 축구가 주무기인 팀이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날 대패로 16강 진출이 매우 어려워졌다. 웨일스와 미국전에서도 승리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