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왼쪽),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5분, 한국의 코너킥 찬스. 왼쪽 모서리에서 이영표(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가 띄운 볼을 상대 수비가 걷어낸 것이 다시 측면으로 향했다. 살며시 위치를 옮긴 이영표가 밀집수비를 피해 오른발로 먼 포스트를 향해 다시 볼을 넘겼다. 이를 받은 박지성(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시도한 슛이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빠지며 골문을 갈랐다. 1-0 한국 승리. 2002년 6월 14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꺾은 ‘히딩크호’는 2승1무, 승점 7로 당당히 16강에 올라 ‘4강 신화’까지 썼다.
20년이나 지난 추억이다. 시간이 흘렀다. 한국과 포르투갈은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3차전)을 펼친다.
20년 전과 완전히 딴판이다. 그 때의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여있었으나, 이번에는 우리가 벼랑 끝에 서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11월 24일)을 0-0으로 비긴 뒤 가나와 2차전(11월 28일)에서 2-3으로 석패해 승점이 1에 불과하다.
2연승(승점 6)으로 이미 16강행을 확정한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우리의 시나리오는 간단하다. 무조건 이겨놓고, 동시간대 열리는 가나(1승1패·승점 3)-우루과이(1무1패·승점 1)의 맞대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포르투갈은 세계적 강호다. 황혼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베테랑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적) 외에도 무수히 많은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다. 객관적 전력으로나 선수단의 이름값으로나, 한국 승리를 점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초록 피치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한국에도 ‘믿을 맨’들이 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과 향후 10년을 짊어진 신성 이강인(21·마요르카)이다. 공교롭게도 카타르에서 생애 첫 월드컵을 맞은 이강인은 20년 전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을 당시의 박지성과 나이가 같다.

손흥민(왼쪽), 이강인.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의 대명사이자 아이콘이 된 손흥민은 11월 초 마르세유(프랑스)와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원정경기 도중 안와골절상을 입었다. 모두가 월드컵 출전은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일어섰다. 조금 늦게 준비를 시작했을 뿐, 특수 제작된 마스크를 쓰고 컴백한 손흥민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이강인은 기적처럼 월드컵 최종엔트리(26명)에 포함됐다. 공격수들의 적극적 수비 가담에 높은 점수를 주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대회 골든볼(MVP) 수상자는 모두가 꿈꾸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도 올랐다. 활약도 좋다. 조별리그 1·2차전 모두 후반 교체로 나선 가운데 가나전에선 조규성(24·전북)의 추격 헤더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의 어시스트에 이은 이강인의 골, 또는 이강인의 볼 배급에 이은 손흥민의 월드컵 3회 대회 연속·통산 4호 골은 모두가 간절히 원하는 장면이다. 둘은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에서 발을 맞추며 예열을 끝냈다. “생애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는 기회다. 한 점의 후회조차 남기지 말자”는 손흥민의 메시지로 똘똘 뭉친 태극전사들은 또 한번의 기적을 바라본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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