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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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월드컵 16강의 희망을 노래했던 튀니지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마무리는 아름다웠다.

튀니지는 1일(한국시간)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프랑스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1-0으로 이겼다. 그러나 같은 시각 호주가 덴마크를 1-0으로 제압한 까닭에 조 3위(1승1무1패·승점 4)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프랑스(득실차 3)와 호주(득실차 -1·이상 승점 6)가 조 1·2위로 16강 무대를 밟게 됐다.

튀니지는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서 비교적 약체로 꼽혔던 팀이다.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를 시작으로 2018년 러시아대회까지 앞선 5차례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 기간 승리는 2차례(4무9패)가 전부였고, 이마저도 북중미 국가들을 상대로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덴마크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승부(0-0)로 선전했으나, 2차전에서 호주에 0-1로 패했다. 마지막 상대가 D조 최강이자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였기에 16강 진출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예상과 달리 튀니지는 초반부터 프랑스를 몰아붙였다.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선 덕분에 0-0이던 후반 13분 와비 카즈리(몽펠리에)의 결승골이 터졌다. 이 때만 해도 튀니지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약 2분 뒤 비보가 전해졌다. 호주 매튜 레키(멜버른시티)가 덴마크전 후반 15분 득점했다. 호주가 끝내 승리를 지키면서 튀니지의 16강 진출도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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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가 떨어졌지만, 튀니지는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싸웠다. 종료 직전 터진 프랑스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득점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무효로 처리되자 튀니지 선수들과 팬들은 격하게 환호했다. 튀니지가 월드컵 무대에서 유럽 국가를 상대로 거둔 첫 승리(1승4무7패)였고,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그리즈만 등 프랑스의 주축선수들이 나선 경기에서 이긴 것도 의미가 컸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튀니지의 투혼에 관중들도 큰 박수를 보냈다. 다시 기운을 찾은 선수단은 환하게 웃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