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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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루’ 호주가 2006독일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조별리그의 관문을 통과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편입 이후 처음으로 오른 16강이자, 지역예선에서 드러난 부진과 크고 작은 논란을 딛고 일군 성과라 기쁨은 두 배였다.

호주는 1일(한국시간)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매튜 레키(31·멜버른시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프랑스와 함께 승점 6(2승1패)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프랑스 3·호주 -1)에서 뒤진 2위로 16강행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국가들 중 가장 먼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호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비관적이었다. 3월 끝난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4승3무3패, 승점 15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결국 A조 3위 아랍에미리트(UAE)와 플레이오프(PO)를 치러 2-1 진땀승을 거둔 뒤 남미 5위 페루와 펼친 대륙간 PO에서도 0-0 무승부 후 승부차기 5-4 승리로 카타르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경기력은 혹평 일색이었다.

최종예선 당시 그레엄 아놀드 감독(59)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아내와 해변을 배회하며 방역수칙을 어긴 사실도 드러나 팀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월드컵 개막 이전까지 강팀들과 평가전을 잡지 못해 9월 뉴질랜드와 A매치 2연전을 치르는 데 그치며 전력을 담금질할 기회도 적었다.

호주 그레엄 아놀드 감독(가운데)과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호주 그레엄 아놀드 감독(가운데)과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당연히 프랑스, 덴마크, 튀니지와 한 조에 속한 호주의 월드컵 본선 16강행을 점치는 이는 적었다. 축구통계전문 옵타도 대회 개막에 앞서 프랑스와 덴마크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각각 87.9%와 72.1%로 높게 점친 반면 호주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고작 20.7%로 예측했다.

11월 23일 프랑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1-4 역전패를 당하자,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튀니지, 덴마크에 잇달아 1-0 승리를 거두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축구통계전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호주의 공 점유율은 튀니지전 41.9%, 덴마크전 31.3%에 불과했지만 ‘경기력을 내주고 결과를 가져오는’ 약 팀의 축구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호주는 4일 아르헨티나와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아르헨티나는 분명 우승 후보 중 하나지만, 지난달 22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선 1-2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 역시 영국 매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토너먼트에선 전력차에 따른 승패 예측이 의미가 없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호주를 경계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