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부터 훈련장, 경기장까지 장사진…‘축구가 삶’ 브라질은 달랐다 [알릴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알릴라’는 아랍어로 ‘여행’을 뜻합니다!

세상에, 한국과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충돌했습니다. 심지어 대회 조별리그도 아닌 토너먼트에서요.
꿈에서도 상상하기 어렵던 일이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현실로 이뤄졌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브라질은 그야말로 ‘축구에 미친’ 나라입니다. 자국대표팀이 A매치에서 패하기라도 하면 종종 심장마비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카나리아 군단(브라질축구대표팀의 애칭)’이 움직이는 모든 곳에는 미디어가 함께 합니다. 6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치른 원정 친선경기 때도 적잖은 수의 브라질 기자들이 동행했습니다.


당연히 월드컵은 더욱 뜨겁겠지요. 카타르도 대단합니다. 방송, 사진을 제외한 신문, 온라인 종사자만 100명 이상 입국했다고 합니다. 브라질의 모든 경기가 ‘하이디맨드 이벤트(취재 수요가 좌석 공급보다 많은 경기)’로 분류되는 게 당연합니다.

6일(한국시간) 한국과 16강전 열기도 상상이상이었습니다. 취재석은 인산인해였고, 경기 전날 알라이얀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때는 200여 석 규모의 컨퍼런스룸이 꽉 찼습니다.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를 앞세운 아르헨티나도,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스위스)이 나선 개막 기자회견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브라질은 달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엄청난 관심에 부응하려는 브라질축구협회의 서비스도 철저합니다. 대회를 앞두고 도하의 알아라비SC 스타디움을 활용한 베이스캠프 훈련장을 전부 공개하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선수단과 동행한 가족들까지 함께 이용한다는 ‘비밀공간’을 낱낱이 노출한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어서였을 겁니다.


장사진은 훈련장과 회견장, 경기장만이 아니죠. 팀 호텔도 늘 취재진과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답니다. 어디를 가나 브라질 유니폼을 입은 이들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일부는 조 추첨이 끝나자마자 자국대표팀의 조별리그부터 조 1위를 예상한 결승까지의 모든 티켓을 구매했다고 하네요. ‘붉은악마’를 비롯한 한국 팬들이 입장권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여러모로 특별한 브라질전이었습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