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겐두지(왼쪽), 로맹 사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테오 겐두지(왼쪽), 로맹 사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모로코계 프랑스국가대표팀 선수와 프랑스 태생 모로코국가대표팀 선수가 적으로 만난다.

프랑스와 모로코는 1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카타르월드컵 준결승 맞대결을 펼친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역대 3번째 월드컵 2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고, 아프리카국가 최초로 4강에 오른 모로코는 새 역사를 이어가려고 한다.

프랑스와 모로코의 4강 대진이 완성되자, 양국의 관계에 큰 관심이 집중됐다. 모로코는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제국주의 열강의 간섭을 받은 끝에 1912년부터 국토가 스페인령 모로코와 프랑스령 모로코로 쪼개졌다. 오랜 투쟁 끝에 1956년 비로소 독립할 수 있었다.

그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프랑스에는 다수의 모로코 이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 약 50만 명의 모로코 이주민들이 프랑스에 살고 있다. 4강 진출이 확정된 뒤 2만여 명의 모로코 이주민들이 파리 거리로 나와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4강 맞대결을 앞두고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프랑스와 모로코대표팀에도 이민자 출신의 선수들이 있다. 프랑스에는 마테오 겐두지(23·마르세유)가 있다. 모로코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8년 모로코축구협회의 대표팀 합류 요청을 거절했다. 2019년 처음 프랑스대표팀에 발탁된 뒤 2021년 드디어 ‘레블뢰 군단’의 일원으로 A매치에 데뷔했다. 활약을 이어가다 마침내 카타르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튀니지와 조별리그(D조) 3차전에 출전했다.

모로코에는 로맹 사이스(32·베식타스)와 소피앙 부팔(29·앙제)이 있다. 둘 다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라 프랑스 프로축구의 밑바닥부터 성장했다. 중앙수비수 사이스는 2010년 프랑스 5부리그 AS발랑스에서 축구선수 커리어를 시작했고, 윙포워드 부팔은 2012년 2부에 있던 앙제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이번 대회에서 각각 수비와 공격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모로코의 돌풍을 이끌었다.

4강전에서 격돌을 기대할 수 있다. 젊고 재능 있는 미드필더인 겐두지는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오렐리엉 추아메니(레알 마드리드)~아드리앵 라비오(유벤투스)의 백업 멤버지만, 교체 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사이스는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돼 프랑스전 출전이 불투명하나,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부팔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