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부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야신 부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에서 페널티킥(PK)은 키커에게 절대 유리하다. 성공률은 대개 70% 정도다. 10번 차면 7번은 들어간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골키퍼가 막아낼 확률은 30% 정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가 출범한 1983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총 1만6418경기에서 2109번의 PK가 나왔고, 그 중 성공률은 79.2%(1671회)였다. 반대로 골키퍼의 선방률은 20.8%였다. 이번 시즌 선방률은 조금 올랐다. K리그1, 2 합쳐 133개의 PK 중 31개를 막아내 선방률은 23.31%다. 이는 골키퍼가 쳐낸 것과 함께 골대를 맞거나 빗나간 경우를 모두 합친 결과다.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골키퍼의 활약이다. 특히 PK에서 눈부신 선방이 인상적이다.

대회 4강에 오른 팀 중 프랑스를 제외한 3팀이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모로코의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는 스페인과 16강전 승부차기에서 2차례 선방으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크로아티아의 도미니크 리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는 일본과 16강전 승부차기에서 3차례 선방을 펼쳤고, 브라질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도 첫 번째 키커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의 슛을 막아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의 에밀리나오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도 네덜란드와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의 1, 2번 키커의 슛을 연거푸 막아 영웅이 됐다.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위스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파스칼 추버뷜러는 12일(현지시간) TSG 브리핑에서 카타르월드컵에서 골키퍼의 PK 선방률은 34%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25%에 그쳤던 2018러시아월드컵보다 높아진 수치다.

추버뷜러는 PK에서 키커의 슈팅 직전 골라인에 한 발을 붙이도록 한 최근 FIFA 규정에 골키퍼들이 잘 적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골키퍼들이 타이밍을 잘 잡았고, 또 첫 번째 스텝이 뛰어났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대표 출신인 파리드 몬드라곤도 “한 발을 라인 위에 올려둔 상태에서의 집중력 등 골키퍼들이 새 규칙에 적응한 방식을 보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