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모드리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루카 모드리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와 네이마르(30·브라질)에 이어 또 한 명의 영웅이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퇴장했다. 그러나 390만 국민에게 희망을 안긴 루카 모드리치(37·크로아티아)의 ‘라스트 댄스’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못지않게 빛났다.

모드리치는 14일(한국시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 카타르월드컵 4강전에서 팀의 0-3 패배를 막지 못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맛본 준우승의 아쉬움을 개인통산 4번째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 해소하려 했지만, 메시의 아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총 567분을 소화하며 빛나는 존재감을 보였다. 축구통계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번 대회 평점 6.99를 받은 모드리치는 1분이라도 경기에 나선 선수 675명 중 공동 78위에 올랐다”며 “경기당 패스 75회와 키패스 1회, 롱패스 4회, 패스 성공률 88%로 제 몫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경기장 안팎의 존재감은 기록 이상이다. 그가 마르첼로 브로조비치(30), 마테오 코바치치(28)와 함께 형성한 크로아티아의 중원은 모로코, 브라질 등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원동력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넷플릭스의 공동제작 다큐멘터리 ‘캡틴’에서도 주장으로서 후배들의 경기력과 계약, 멘탈 관리에 대해 조언하는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준결승 후반 36분 모드리치가 로브로 마예르(24)로 교체될 때 관중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낸 것은 그의 존재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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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크로아티아는 인구가 390만 명에 불과하고, 구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분리 독립한지 고작 31년째다. 그러나 테니스 데이비스컵과 올림픽 핸드볼, 수구월드컵에서 각각 2번이나 우승한 저력을 갖췄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기적을 썼다. 주장 모드리치는 단순히 축구선수가 아니라 크로아티아축구의 상징이다”고 그의 활약을 조명했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도 준결승 종료 직후 미국 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모드리치가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까지 우리와 동행하길 바란다”며 그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모드리치는 이날 스페인 매체 문디알 골을 통해 “내 향후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우리는 390만 국민들에게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국민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