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건창(왼쪽)과 김민성. 스포츠동아DB

LG 서건창(왼쪽)과 김민성.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는 올 시즌 주전 2루수를 놓고 고민했다. 그 대안 중 하나가 외국인선수의 2루수 주전 기용이었다. 2명의 외국인야수를 번갈아 영입해 활용했지만, 모두 중도에 고국으로 돌아갔다. 수비에는 문제가 없었다. 타격침체를 극복하지 못했다. LG는 결국 포스트시즌을 외국인타자 없이 치렀다. 서건창(33)과 김민성(34)을 번갈아 주전 2루수로 내세웠다. 그러나 둘 다 기대만큼의 활약상을 보여주진 못했다.


올 시즌 종료 직후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54)은 내년 2루수 자원 활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단 후보는 3명으로 압축해놓았다. 내년 스프링캠프를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서건창, 김민성, 송찬의(23) 등 3명을 경쟁시킨다는 구상이다. 서건창과 김민성은 2루수로 전념시키고, 송찬의는 1루수와 2루수를 병행하는 쪽으로 준비시킬 참이다. 타선에서 좌타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김민성과 송찬의를 적지 않게 활용할 생각도 품고 있다.


주전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서건창과 김민성 모두 수비보다는 방망이가 살아나야 한다. 염 감독은 내년 시즌 화끈한 타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기본 구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타자도 포지션에 관계없이 무조건 ‘잘 치는’ 선수를 뽑기로 결정했다.


전성기에는 한 시즌 200안타를 때릴 정도로 정교함을 뽐냈던 서건창이지만, LG 이적 후에는 2시즌 연속 타율 0.260을 넘기기 못했다. 올 시즌 타율은 0.224였다. 김민성은 최근 2년간 출전 기회가 줄면서 타격감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히어로즈 시절 코치, 감독으로 둘과 함께 지낸 시간이 적지 않은 염 감독은 내년 시즌 이들의 부활을 도울 참이다. 특히 서건창에 대해 얘기하면서는 “과제를 잘 하고 있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미션을 부여했음을 내비쳤다.


서건창과 김민성에게도 내년 시즌은 몹시 중요하다. 둘 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서간창은 부진 때문에 FA 권리 행사를 2년 연속 미뤘다. 김민성은 내년 시즌 후 생애 2번째 FA가 될 수 있다. 이들의 부활은 염 감독과 LG가 그토록 바라는 우승의 꿈과도 맞닿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