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위너스맨, ‘0.2초차’ 그랑프리 감격 우승

결승선 100m 남겨두고 치고나와
코리아컵 역전우승 이어 또 정상

9월 ‘코리아컵(GⅠ)’에서 해외 출전마들을 상대로 역전 우승을 한 위너스맨이 11일 열린 올해 마지막 대상경주 ‘그랑프리(G1)’도 석권했다.

11일 3만 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40회 그랑프리’는 2300m 최장거리 대상경주이자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대상경주다. 서울과 부산의 스타 경주마 16두가 총출동하며 시작 전부터 경마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선두로 나선 건 라온더파이터와 라온퍼스트.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라온더파이터는 통산 1800승을 넘은 문세영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초반부터 경주를 리드했다. 그 뒤를 유일한 암말 라온퍼스트가 바짝 뒤쫓았다. 이어 마하타이탄이 두 ‘라온’ 사이를 파고들었고 바깥쪽 게이트에서 출발한 심장의고동과 위너스맨도 빠르게 안쪽으로 파고들며 선두 그룹에 합세했다.

승패는 마지막 직전주로에서 갈렸다.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안쪽 코스에서 선두를 지키려는 라온더파이터와 뒤를 추격하며 기회를 노리던 위너스맨이 격돌했다. 300m에 달하는 접전 끝에 강력한 뒷심의 위너스맨이 결승선 100m를 남긴 지점부터 조금씩 앞서기 시작했다. 라온더파이터가 끈질기게 버텼지만 결국 1마신, 0.2초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위너스맨은 ‘코리아컵’에서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라온더파이터를 추월하는 대 역전극을 펼쳤는데 이번에도 기막힌 추입으로 왕좌를 차지했다. 위너스맨은 문학치프에 이어 ‘코리아컵’과 ‘그랑프리’를 모두 우승한 두 번째 경주마가 됐다. 지난해 코리안더비(G1)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대상경주 5개를 석권한 위너스맨은 서로 다른 타이틀의 G1 경주 세 개를 우승한 첫 경주마가 됐다.

위너스맨과 호흡을 맞춘 서승운 기수는 경주 후 인터뷰에서 “출발 번호가 불리했지만 위너스맨의 능력을 믿었다. 무리한 전개에도 끝까지 버티는 강인한 말이다. 대통령배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선보여 팬들에게 죄송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기홍 조교사 역시 대통령배 경주를 언급하며 “코리아컵 때보다 더 긴장되고 떨렸지만 오늘 우승으로 대통령배 부진을 만회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이제 5세로 접어드는 위너스맨은 앞으로 두 달 정도 휴식을 취하며 최선을 다해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