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훌리오 알바레스(22)가 1978년, 1986년에 이어 통산 3번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의 키 플레이어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을 자신의 ‘축구 황제’ 대관식으로 삼으려는 아르헨티나의 주장 리오넬 메시(35)는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전에서 2골을 넣은 알바레스에 대해 “화려하고 비범하다”고 칭찬했다.

알바레스는 이번대회 4골로 메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23)에 한 골 뒤진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19일 0시(한국시각) 대망의 월드컵 우승컵을 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16일 영국 BBC에 따르면 메시는 아무도 알바레스가 주역으로 참여해 중요한 역할을 보여줄지 상상하지 못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우리 팀에 굉장한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5골 3도움으로 아르헨티나가 넣은 12골 중 무려 8골에 관여했다. 하지만 메시 혼자 모든 걸 할 수 없는 노릇. 배트맨에게 로빈이 있듯 메시에게는 알바레스라는 새로운 조력자가 등장해 정상 일보 직전까지 올수 있었다.

사실 대회 초반만 해도 알바레스는 벤치 멤버였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인터 밀란의 스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25)를 주전 공격수로 내세웠다. 하지만 라우타로는 메시의 짝에 어울리는 번뜩임을 보여주지 못 했다. 이에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폴란드 전)부터 알바레스가 라우타로를 밀어내고 주전 공격수로 메시와 짝을 이뤘다.

그는 단 한번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폴란드전에서 월드컵 데뷔 골을 터뜨리더니 호주와의 16강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굳혔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선 침묵했지만 4강전에서 메시가 넣은 페널티 킥 골을 유도한 데 이어 혼자 2골을 몰아치며 3-0 완승의 주역이 됐다. 특히 3번째 골이 인상 깊었다. 메시의 킬 패스를 날려버리기 일쑤였던 선배 공격수들과 달리,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하며 ‘메시의 로빈’이 드디어 나타났음을 알렸다.

“월드컵 기간 내내, 특히 수요일(준결승전)에는 대단했다. 그는 모든 걸 해냈다. 모든 것을 위해 싸웠다. 기회를 만들고 싸웠다. 우리에게 그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는 사랑스러운 청년이기에 그에게 일어난 모든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메시가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알바레스는 지난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5년6개월 계약에 합의했다. 다만 7월까지 프로 데뷔한 아르헨티나 리버 플레테에서 임대로 뛰다 맨시티에 합류했다.

그는 이번시즌 맨시티에서 주로 벤치에서 시작했음에도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과거 맨시티에서 활약했던 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수비수 파블로 사발레타는 BBC에 “알바레스의 효율성은 믿기지 않는 수준”이라고 직속 후배를 치켜세웠다.

“그는 메시와 함께 전방에서 뛴다. 경기장 밖에서 보면 그는 메시에게 ‘뛰지 말아요. 선배를 위해 내가 할게요’라고 하는 것 같다”고 사발레타는 설명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강심장이 필요하다. 그는 월드컵을 벤치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한 차례 기회를 얻었고 훌륭하게 해냈다”고 덧붙였다.

알바레스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8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그는 2010년 대회의 곤살로 이과인 이후 처음 월드컵에서 4골을 넣은 22세 이하 아르헨티나 선수가 됐다. 또한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멀티 골을 넣은 역대 두 번째 어린 선수가 됐다. 이 부문 1위는 브라질의 전설 펠레로, 당시 17세의 펠레는 1958년 대회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해트트릭을 올리며 5-2 승리를 이끌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