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물’로 글로벌 인기를 끈 마블스튜디오(마블)와 DC스튜디오(DC)가 최근 잇따라 흥행에 실패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와 DC의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의 주인공들.(왼쪽부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슈퍼 히어로물’로 글로벌 인기를 끈 마블스튜디오(마블)와 DC스튜디오(DC)가 최근 잇따라 흥행에 실패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와 DC의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의 주인공들.(왼쪽부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워너브라더스코리아


히어로 콘텐츠 양대산맥이 흔들린다

마블 최근 신작들 잇단 흥행실패
갤 가돗의 퇴출 언급한 건 감독에
DC 팬들 “스토리 뒤흔든다”반발
비슷한 콘텐츠 흥미 반감 지적도
새로운 외계 창조 아바타2와 대조
영화와 드라마 등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 콘텐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마블스튜디오와 DC스튜디오가 위기를 맞고 있다. 마블스튜디오(마블)는 최근 선보인 신작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고, DC스튜디오(DC)는 무리한 캐스팅 변동으로 팬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슈퍼 히어로물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가면서 새로운 블록버스터가 그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흔들리는 슈퍼 히어로 양대 산맥

마블은 약 28억 달러(3조6000억 원)의 수입으로 역대 글로벌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2019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눈에 띄는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021년 선보인 8편의 영화 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제외한 작품들이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관객의 평가 역시 좋지 못했다. 이에 타격을 받은 마블이 내년부터 제작 편수를 줄일 예정이라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DC는 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만들었던 제임스 건 감독을 새로운 CEO로 영입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제임스 건 감독은 2013년 연출작 ‘맨 오브 스틸’ 이후 슈퍼맨을 연기해온 헨리 카빌에 이어 ‘원더우먼’을 이끈 갤 가돗의 퇴출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팬들은 DC 슈퍼 히어로물이 일궈온 전체적인 이야기를 뒤흔든다며 반발하지만 제임스 건 감독은 “그런 항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탑건’·‘아바타’ 열풍이 가리키는 미래

마블과 DC의 위기 속에서 슈퍼 히어로 장르의 미래와 관련한 불안한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10여 년 동안 쏟아진 비슷비슷한 콘텐츠에 관객이 더 이상 새로운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가 슈퍼 히어로물이 아닌 해군 파일럿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탑건: 매버릭’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슈퍼 히어로물로 낯익은 CG가 아닌 직접 촬영한, 날 것의 항공 액션신이 새로운 흥미를 자아냈다”고 말했다.

슈퍼 히어로물과는 또 다른 영상 기술력을 도입, 완전히 새로운 외계세계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 ‘아바타2: 물의 길’을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관객 피로감을 언급하며 “슈퍼 히어로들이 싸우며 도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스토리를 가진 SF영화가 관객과 더 많이 만나게 될 것”이라 자신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