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정유미 “광기 어린 연기? 보여줄 광기 더 있죠” [인터뷰]

입력 2023-08-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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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는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였단 평가가 부끄럽다. 아직 보여줄 광기가 많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잠’ 배우 정유미

“광기 어린 연기? 보여줄 광기 더 있죠”
벌써 네 번째 만남이다. ‘첩첩산중’,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 3편을 통해 지질한 ‘현실 연애’를 보여줬던 배우 이선균(48)과 정유미(40)가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영화 ‘잠’(감독 유재선·제작 루이스픽쳐스)에서는 ‘현실 공포’를 그린다. 남편의 몽유병으로 인해 일상이 변해가는 신혼부부를 연기하는 두 사람은 “오랫동안 장기연애 하다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 기분이고, 섬뜩한 이야기에도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정유미


일찌감치 칸 초청작 뽑혀 행복
꾸준한 예능…유연함 키워가요


정유미 역시 봉준호 감독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번 영화에 흥미를 갖게 됐다. 어느 날 그는 휴대폰 화면에 뜬 ‘봉준호 감독님’이라는 이름을 보고 “마침내 나한테도 시나리오를 주시려나?”하는 마음에 설레였다고 돌이켰다.

“전화를 받으니 유재선이라는 훌륭한 후배가 데뷔작을 준비하고 있고 그 후배가 저희 소속사로 시나리오를 보냈으니 여유가 있으면 읽어봐 달라고 하셨어요. 봉 감독님 말을 듣자마자 바로 회사에 연락해서 유 감독님 시나리오를 먼저 건네 달라고 했죠.”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지만 출연 결정까지는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더욱 신중했다. 시나리오에 대한 호감이 “진짜 나의 판단인지, 아니면 봉 감독님의 추천으로 인해 치우친 건지” 철저하게 구별하려고 노력했다.

고심 끝에 택한 영화가 일찌감치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극찬까지 받았으니 더없이 기뻤다. 몽유병에 시달리는 남편에 대한 불안감으로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아내를 연기한 그는 칸에서부터 쏟아진 “광기 어린 연기”라는 찬사가 부끄럽다고 했다.

“오히려 저는 ‘내가 더 미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광기라고 생각하며 연기하지도 않았고요. 그 정도는 광기가 아니에요.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광기는 아직 더 남아 있는걸요? 하하!”

연기만으로 바쁘지만 2017년 ‘윤식당’을 시작으로 ‘윤식당2’, ‘윤스테이’, ‘여름방학’ 등 나영석 PD의 예능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다. 예능을 통해 연기 현장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배우고 있다.

“특히 스태프들을 보며 유연함에 대해 많이 배워요. 리얼리티 예능이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 현장보다 훨씬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자주 일어나요. 그런 상황들을 유연하게 해결해 나가는 스태프들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5월 종영한 ‘서진이네’를 통해 멕시코 바칼라바에서 이서진, 최우식, 뷔 등과 분식집도 운영했다. 김밥 담당이었던 그는 “아직도 지인들이 김밥 말아 달라고 줄 서 있다”며 귀엽게 투덜거렸다. ‘정식당’이나 ‘유미네’ 오픈 문의도 이어지지만 “그런 욕심은 없다. 난 남 밑에 일하는 게 가장 편하다”며 웃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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