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정 국가대표 친선경기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한국 손흥민이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수원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친선경기를 6-0 대승으로 장식했다. 한국은 13일 튀니지를 4-0으로 격파한 데 이어 홈 2연승,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부터 최근 3연승을 달렸다.
이제부터는 철저히 실전 모드다. 대표팀은 11월 16일 싱가포르와 홈에서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 뒤 21일 중국 원정 2차전에 나선다. 확실한 예열을 마친 ‘클린스만호’는 최고의 분위기에서 본격적인 월드컵 여정을 맞이하게 됐다.
Q=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선발로 나섰다.
A=최근 평가전 가운데 최약체를 상대하면서 적정 규모의 로테이션이 예상됐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최정예 진용을 내세웠다. 특히 몸 상태가 좋아진 손흥민이 선발로 투입됐다. 소속팀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입은 그는 회복에 전념하느라 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시작된 소집훈련의 초반부를 건너뛰고 12일부터 정상적으로 훈련했지만, 튀니지전에는 결장했다. 베트남전도 마지막까지 고민이 필요했다. 사전 기자회견(16일)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컨디션이 올라왔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정통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과 투톱으로 최전방을 책임졌는데, 공간이 열릴 때마다 지체 없이 슛을 시도했다.
Q=대표팀은 진심으로 베트남전을 준비한 것 같다.
A=9월 영국 뉴캐슬에서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출범 첫 승을 신고한 ‘클린스만호’는 튀니지를 잡고 안방 첫 승과 함께 A매치 2연승을 거뒀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었고, 완전체 전력을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이 ‘황금 2선’을 구축했고, 포백수비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뒷문 단속에 나섰다. 눈에 띄는 변화는 모처럼 조현우(울산 현대)가 골키퍼로 나선 정도였다.
Q=일방적 흐름이 계속됐다.
A=베트남전은 ‘평가전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모든 면에서 한국의 우위가 점쳐졌다. 빠른 템포와 리듬, 전방위 압박과 과감한 돌파로 경기를 주도했다. 득점도 빠르고 쉽게 나왔다. 전반 5분 이강인의 오른쪽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 선제골로 연결해 기선을 제압했고, 전반 26분 황희찬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전은 더 대단했다. 상대 자책골을 시작으로 손흥민(후반 15분), 이강인(후반 25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후반 41분)까지 골고루 골 퍼레이드에 가세했다.
Q=수비불안은 간간이 있었다.
A=아쉬운 장면도 나왔다. 라인을 크게 끌어올리다보니 상대에 배후공간을 내주고, 명확하지 않은 수비 포지셔닝으로 위협적 슛을 종종 허용했다. 전력차가 크다고 해도 유일한 3선 자원인 박용우(알아인)만으로 넓은 중원을 커버하는 것은 버거웠다. 상대 퇴장이 나온 후반은 크게 불안하지 않았으나, 약간의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