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러나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면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맹주’로 거듭날 수 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황소’ 황희찬(울버햄턴), ‘골든보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한국축구 황금기의 주역들에게도 이번 아시안컵 우승은 각자의 커리어에 큰 훈장이 될 수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독일)에게도 아시안컵 우승은 절실하다.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실패로 점철된 그의 지도자 경력에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4년 독일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잇달아 3위를 차지하며 ‘능력 있는 젊은 지도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토론토FC(캐나다)에서 부침을 겪었으나 미국을 2014브라질월드컵 16강에 올려놓으며 능력을 다시 인정받았다.
2018러시아월드컵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미국이 탈락하면서 그의 하향세도 시작됐다.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독일)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불과 10주 만에 물러났다. 특히 구단 수뇌부와 소통 없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아 물의를 빚었다. 최근 미국 매체 ESPN이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을 보유한 한국에 걸맞은 감독인지 의문”이라고 혹평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13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카타르아시안컵 우승은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충분히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과거 일본을 2000레바논아시안컵 정상에 올려놓은 필립 트루시에 감독(프랑스), 호주의 2015호주아시안컵 우승을 이끈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호주)도 아시안컵을 계기로 평가가 더 높아졌다.
‘클린스만호’는 11일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15일 오후 8시30분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 64년만이자, 통산 3회 우승을 향한 대장정의 첫 걸음이다. ‘판타스틱 4’ 손흥민-황희찬-이강인-김민재가 버티고 있기에 국민적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이들을 지휘할 클린스만 감독이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도 세계축구계에선 주목한다. 한국축구가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라 결승까지 무한질주를 거듭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